박 두 규
잔가지 다 잘라내고
몸통 하나로만 남겠다
뿌리도 한 가닥만 땅에 박고
이파리도 달랑 하나만 달고
그렇게 단정한 아침을 맞으리
가장 가벼운 몸을 이루어
수직으로 홀로 깊어지면
그 어둠 속
맑은 물줄기 소리도 들으리
남도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시를 써온 시인은 자기가 걸어가야 할 삶의 방향이랄까 생의 태도에 대해 다짐을 하고 있다. 온갖 세상의 명예와 잇속에 대한 욕망을 다 내려놓고 청빈하게 남은 생을 살아가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어떤 유혹이 닥쳐오더라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결의가 강하게 전해져 오는 시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