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서기석 연대는 612년 아닌 552년” 연구논고 7편 게재

▲ 천마총 출토 금동용봉무늬그릇.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유병하)이 기관지`신라문물연구`9집을 발간, 배포한다.

`신라문물연구`는 2007년부터 매년 발간돼온 국립경주박물관의 기관지로서, 신라 문화 및 역사 관련 전문 잡지다. 이번 9집에는 신라 문물 및 국립경주박물관 소장품 등에 관한 연구논고 7편이 게재됐다.

특히 이용현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사의`국립경주박물관 소장 임신서기석의 문체(文體)와 연대(年代)의 재고찰` 논고는 종래 612년설이 주류를 이뤄왔던 임신서기석(국립경주박물관 소장, 보물 1411호)의 연대가 552년임을 문체 분석을 통해서 새롭게 입증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라시대 젊은이 두 사람이 나라가 어지러워지면 충성을 다바칠 것과 유교경전을 3년 안에 습득할 것을 스스로 맹서한 임신서기석의 임신년 연대에 대해서는 그 간 정해진 의견이 없었다. 전통적 간지 연대가 60년마다 반복되는 데다가 결정적인 자료가 결여되었던 까닭에, 유교경전이 신라 사회에서 언제쯤 학습됐을까 하는 정황을 기준으로 732년, 612년, 552년 등 다양한 견해가 병립하고 있었다.

이번 논고에서는 “맹서하기를…. 라고 맹서한다”라는 서술어 반복 문체가 6세기대 신라 금석문에 보이는 것을 근거로 임신년의 연대를 552년으로 특정했다. 임신서기석은 이두자료로서도 국어학에서 중요했는데 이두 발전 연구의 기준 연대를 제시할 수 있게 됐다.

이와함께 신대곤 국립중앙박물관 유물관리부장의`천마총(天馬塚)출토 금동용봉문합 연구`는 천마총 부장궤 출토 용봉무늬 그릇(龍鳳文盒)의 무늬를 집중 분석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 무늬가 도교적 신선관념이 내재된 신화의 일부를 선별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신라인의 내세관이 중국 진한대 이래의 선도적 정신세계와도 상통하고 있음을 밝혔다.

 

▲ 신라문물연구 9집
▲ 신라문물연구 9집

용봉무늬 그릇에 그려진 무늬의 배치는 고구려 고분벽화의 공간구분이나 구도적 배치와 유사한 점을 지적했다. 또 이를 제작했던 마립간(麻立干) 시기 신라 사회의 수공업 활동을 조명해 이 그릇이 신라의 궁중수공업 공방에서 제작된 부장 용기이며, 무덤에 묻힌 사람이 죽은 뒤 안락을 기원하고 신선세계로의 올라갈 것 즉 승선을 염원하는 데 사용된 주술적 제기임을 밝혀냈다. 천마가 그려진 말다래로 유명한 천마총은 지증마립간 혹은 소지마립간 등, 신라 마립간 혹 왕의 무덤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밖에도 신용비 학예연구사의 논고 `경주황룡사 출토 금속품의 합금조성과 제작방법 조사`는 황룡사 회랑, 금당지, 목탑지 등에서 발굴된 금속품 14점을 성분 분석하고 합금조성과 제작기법을 추적한 결과, 은제금구(황룡87)는 금은제금구로, 청동제장식구(황룡8)은 동제장식구로, 청동판구(황룡132)는 동판구로, 아연판구는 연판구로 수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세은 학예연구사의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의 수집품에 대한 고찰`은 일제강점기 한반도에서 가시이 겐타로 등 일본인 3인의 수집품이 광복 후 일본에 불법 반출되지 않고 국립박물관에 입수된 경위를 소개했다. 이들의 수집 목적은 일제의 식민지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조선의 서화가 중국의 아류라고 규정하려는 풍조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오 연구사는 지적했다.

국립경주박물관 측은 “신라전문박물관인 국립경주박물관은 소장품을 매개로 한 전시와 연구를 통해 신라 문화를 조명해오고 있다”면서 “`신라문물연구` 9집 발간은 그와 같은 성과물의 집적이며, 공공도서관을 비롯해 관련 기관과 학계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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