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태 준

사랑의 농원에 대하여

생각하였느니

나는 나로부터 변심하는 애인

나의 하루와 노동은

죽은 화분에 물을 부어주었느니

흘러 흘러갔어라

먼 산 눈이 녹는 동안의 시간이

죽은 화분에 물을 부어주었느니

죽은 화분에 물을 주면서 시인은 생에 대한 깊은 성찰에 빠진다. 나는 나로부터 변심하는 애인이라는 부분에서 끝없이 바뀌고 흘러가 변하는 다짐과 결심이지만, 죽은 화분에 물을 주듯이 의미없는 삶의 연속이 시인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아닌 줄 알면서도 반복적으로 헛디디며 살아가는 우리네 한 생이 비쳐져 있는 시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