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후보의 당선은 지식인·오피니언 리더들이 전혀 예상 못한 결과였다. 그의 말은 품위도 없고, 고상하지도 않고, 멋대가리도 없었다. 막말 비속어가 난무했다. “중국이 더 이상 미국을 강간하지 못하게 하겠다” “힐러리의 눈에 피가 흐를 것입니다. 이 여자가 피 흘리는 곳이 눈 뿐일까요” 이런 시정잡배 같은 말투를 보고 지식인들은 일찍 “저 사람 틀렸다” 했고, 언론사들은 일제히 등을 돌렸다. 그러나 직업 없는 서민 대중들은 “속이 시원하다”면서 몰표를 주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뉴욕시립대 폴 크루그먼 교수는 `우리가 모르는 국가`란 제목의 글을 뉴욕타임스에 기고했다. 자기 나라 미국을 `알지 못하는 나라`라 지칭한 것이다. “확실히 자격 미달이고, 기질이 불안하고, 위태위태한 데다 황당하기까지 한 후보를 우리 미국인이 선택할 리 없다고 우리는 믿었지만, 그 생각은 틀렸다. 제 눈에는 미국이 실패한 나라로 보인다. 충분히…”
지식인들의 생각과 대중의 생각이 이렇게 다르다. 선거제도를 가진 국가들은 바로 이 `서민대중의 표`에 의해 다스려진다.
말에는 `귀에 바로 들어오는` 말이 있고 `머리속에 잠시 굴려야 이해되는 `말이 있다. 트럼프는 `맞보기 언어`로 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어린이도 알아 들을 말을 할 줄 아는 것이 `말 잘하는 기술`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