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최초로 만든 조각상이 `비너스상`이다. 출산과 양육이라는 `생산의 대지`요 숭배의 대상이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여신의 존재감을 한결 드높였다. 제우스신이 최고신이지만 아내 헤라에게 꼼짝 못하는 공처가 신으로 그려진다. 신전 대부분은 여신에게 바쳐졌다. 인도에도 수많은 신들이 있는데 그 대부분이 여신이고, 가장 인기 높은 신도 여신이다. 이렇게 평화시대에는 여신들이 존중됐으나, 전쟁시대를 지나면서 남신이 우위에 오른다. 야훼, 제우스, 토르, 인드라, 마르두크 등이 신계(神界)를 지배하는데 젊은 태양신 마르두크가 늙은 여신 티아마트를 굴복시킨 이야기가 상징적이다. 모계사회에서 바야흐로 부계사회로 이행된 것이다.

이슬람 사회는 물론이고,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아르헨티나 등도 여성이 학대받는 나라들이다. 남자들이 이유 없이 여자를 살해한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최근 “여성 살해를 멈춰라!” 외치면서 검은 옷을 입은 여성들이 한 떼전 몰려나와 시위를 벌였다. 17일 간 19명의 여성들이 남자들에게 죽임을 당한 후인데, 이 나라에서는 30시간 마다 1명씩의 여성이 살해된다. 최근에는 `16세 소녀 루시아 사건`이 터졌다. 남자 3명이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성폭행하고, 고문을 가해 심장마비로 죽음에 이르게 했다. 그녀의 사진이 공개되자, 그 처참한 모습에 사람들은 치를 떨었다.

한국사회에서도 여성혐오증이 나타난다. 최순실게이트 이후의 현상이다. 여자들이 나라를 말아먹었다는 것이다. 당연히 여성들이 펄쩍 뛴다. “남자들은 갖은 부정부패 다 저지르고, 영토를 북에 헌납하고, 천문학적 액수의 조공을 갖다 바치는데도, 남자 후보 찍지 말자 소리가 안 나오는데, 어쩌다 여자가 한 번 국정에 간여했다 해서, 여자 후보 찍지 말자 한다” 조선시대적 여성 차별의 악습이라 한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은 최순실을 “근본을 알 수 없는 저잣거리 아녀자” “강남의 무속 여인”이라 했지만, 누가 뭐래도 `모성 본능`은 위대하다.

/서동훈(칼럼니스트)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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