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포항철강산업 심포지엄
종합토론

▲ 포항시가 주최하고 경북매일신문과 스틸앤스틸이 주관한 `2016 포항철강산업 심포지엄`이 `철강산업대상` 시상과 함께 `철강산업 위기극복과 포항경제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27일 오후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종합토론에 참가한 패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손정수 스틸데일리국장, 손영일 국방과학연구소박사, 서정헌 스틸앤스틸사장, 김춘식 포스텍교수, 이재석 산업통상자원부사무관, 김영철 포항시 일자리경제국장.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철강산업 위기극복과 포항경제 활성화 방안`이란 주제로 27일 오후 2시부터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6 포항철강산업 심포지엄`에서는 포항경제 회생을 위한 다양한 해법들이 제시됐다. 특히 `지역경제를 위한 우리의 노력`이란 주제로 격론이 벌어진 종합토론에서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철강기업들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도 함께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진행=김춘식(포스텍 교수)

◇패널토론=서정헌(스틸앤스틸 사장), 손영일(국방과학연구소 박사), 김영철(포항시 일자리경제국장), 손정수(스틸데일리 국장), 이재석(산업통상자원부 사무관)

□김춘식

포항의 포스트 철강산업에 대한 전망은….

▲손영일
소프트웨어에 집중해야

사실 티타늄분야도 엄청난 산업처럼 보이지만 실제 규모가 얼마 안 된다. 그에비해 항공소재산업은 규모가 거대하다. 예를 들자면 항공기를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유지 보수가 중요하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즉,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는 개념으로 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철강도 생산하는 것만으론 의미가 없다. 이제는 철강산업도 생산보다 철강으로 만들어진 제품에 대한 유지나 보수 등의 중요성을 깨닫고 다른 각도로 볼 필요가 있다.

▲이재석
고부가가치 소재로 바뀔 것

사실 철강뿐만 아니라 자동차, 조선 등 주력사업들이 다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특히 오늘 발표 내용을 통해 경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통감할 수 있었고, 현재 정부차원에서도 어떻게 지금의 제조업을 고도화하고 고부가가치화해서 후발국가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앞으로 철강 쪽은 마그네슘, 티타늄 등 고부가가치 소재 중심으로 바뀔 전망이다. 경량재 위주의 고부가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경량소재는 3년간 3천억을 들여 국가 전략프로젝트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손영일 박사 말대로 철강분야는 트렌드 변화가 있다. 고기능, 초경량, 친환경 소재 중심으로 산업 추세가 흐르는 방향이 있으므로 철강기업들도 트렌드 변화에 맞춰서 이런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손영일
국가 차원의 지원 필요해

국가전략과제로 티타늄 산업은 중국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 지금 철강은 항공용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항공기 소재 인장시험을 하려면 300번 정도의 실험이 필요하다. 하나의 소재를 찾고자 10배 이상의 소재가 필요하다. 이미 중국 등은 이와 관련된 중견기업을 키우기 위해 국가에서 지원하고 있다. 전략을 장기적으로 해 한국 역시 국가차원의 지원해야 한다.

▲이재석
새 장기 프로젝트 계획 중

현재 정부에서도 이러한 데 초점을 맞춰 새로운 산업에 대한 장기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 R&D 티타늄 분야도 기획단계이지만, 오늘 토론에서 제시된 대로 업계 의견과 손영일 박사의 의견을 반영해서 장기적으로 추진하겠다.

▲서정헌
시장 구조적문제 해결 병행을

철강위기 극복하는데 신제품, 신기술이 효과가 있는지 과연 의문이 든다. 현재의 산업 구조 안에서는 특정 기술을 개발한다고 해서 철강산업의 미래를 바꿀 수 있지 않을 것으로 본다. 철강은 고급기술이 개발되더라도 대규모 소품종 대량 생산으로 경제성을 창출하므로 정작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산업구조가 2~3차 가공산업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야 가능한 얘기다. 철강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

□김춘식
현재 포항에 대해 진단하면….

▲서정헌
지역민들도 관심 가져야

대한민국 철강산업은 후퇴국면에 접어들며 빠르게 성장했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철강산업을 보는 지역 사회가 적극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포항시민들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김영철
민·관·기업이 함께 고민을

철강산업에 위기가 계속될 것인가. 전기자동차를 살펴보면 엔진 등에 철이 없다. 충격적이었다. 철강수요가 뻔히 보이는 데 국가는 어떻게 할 것인가. 철강은 장기산업이며 투자금 역시 수십억 원이나 된다. 흔히 말하는 제4알루미늄, 티타늄 등 정부에서 끌고 가지 않으면 과연 어느 기업에서 투자할 수 있는가. 이런 문제를 지역주민들과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김춘식
철강산업에 대한 장기적인 측면은.

▲손정수
현실적 대안 우선 마련돼야

철강 위기는 몇 년째 나오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정부의 안이 실망스럽다. 포스코가 4년 만에 1조 매출을 달성했지만, 포항의 대기업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 회사는 5%도 안 될 것이다. 다시 말해 5%의 이윤으로는 제조업회사로서 재투자가 어렵다는 말이다. 포항시의 많은 회사들이 이미 부도가 난 상태다. 이를 위해 장기적인 해결책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 티타늄 마그네슘이 미래지향적이라 해서 철강산업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김춘식

위기를 넘어서 데미지를 줄 수 있는 피츠버그처럼 도시의 쇠락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을 막기 위해 포항 산업아카데미와 같은 시민 토론이나 강의 등 공론의 장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김영철
다양한 의견제시 자리 만들터

포항시민 스스로가 포항 철강산업을 보는 시각을 다변화시키고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고민하는 공론의 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교육이나 토론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 자리를 만들도록 하겠다.

▲손정수
위기는 또 다른 기회이다

위기는 위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극복을 할 수 있듯, 철강의 위기가 포항에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사실 포항지역 철강산업의 위기는 포스코나 관계된 회사의 위기, 갈등이기도 하다. 이런 문제들이 잘 극복된다면 포항시민이나 포항의 기업들은 새로이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시민
공급과잉을 해소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시장에 있는가.

▲서정헌
어떻게 해결 할지가 더 중요

철강산업은 무조건 과잉산업이다. 이는 투자가 곧 경쟁력이라는 철강산업의 특성 때문. 기업들은 공장을 더 짓고 수직계열화를 하면서 규모를 크게 했다. 그렇게 해야 살아남는다. 따라서 이 문제를 단순히 공급 과잉이라는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김영철
수요만 창출한다면 충분히 대응

전체적으로 보면 철강산업이 과잉이지만 수요만 창출한다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급이 넘치는 부분에 대해 해결책 즉, 시장을 형성하면 지금의 위기도 풀어나갈 수 있다. 너무 비관적으로 보지 말고 위기를 기회로 생각하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심포지엄 이/모/저/모

“티타늄합금 산업이 희망이다”
포항 `새 먹거리`에 관심 집중

“위기의식 부족해 아쉽다” 발표자 지적에 대공감

○…이날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서정헌 스틸앤스틸 대표는 본격적인 주제 발표에 앞서 “낙관적인 다각화 전망이 많이 나와서 철강산업의 위기의식이 부족해진 것 같다”고 지적하자 청중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시.

뒤늦게 참석한 한 시민은 “퇴근하고 바로 심포지엄에 참석해 서정헌 대표의 발표만 들었으나, 서 대표 말에 깊이 공감한다”면서 “포항이 어렵다, 철강산업이 어렵다고 말은 하지만 지역사회는 아직 위기의식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고 토로.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단에 티타늄 클러스터 조성 반겨

○…이날 세번째로 소개된 `티타늄합금의 특성과 응용사례` 발표가 끝나기가 무섭게 청중들의 화젯거리는 당연 `티타늄`이 됐다.

청중들은 우주항공, 의료, 선박,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사용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철강재인 티타늄 합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포항의 `새로운 먹거리`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도.

철강공단에 근무하는 한경수(53)씨는 “경북도에서도 티타늄 산업을 지역전략산업으로 선정해 지역 내 티타늄 소재와 부품 유망기업을 발굴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단에도 티타늄 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된다고 하는데 차세대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매김 했으면 좋겠다”고 언급.

태블릿PC 등 전자기기 활용 전보다 `스마트`해진 청중들

○…청중들이 이전보다 스마트해졌다. 포항지역의 주요 사안을 다루는 시간인 만큼 발표자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한 마디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직접 손으로 메모하는 대신 전자기기를 활용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기조연설을 한 박명재 의원이 철강산업의 현주소와 정책적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할 때에는 몇몇 청중들은 스마트폰을 꺼내 20여 분간 동영상을 촬영하기도.

중국 마이스틸 웨이잉쏭 선임연구원의 발표 세션에서는 태블릿PC를 꺼내 도표나 그래프를 화면에 띄어놓고 경청해 눈길을 끌었다.

“구체적 대안 논의할 시점” 다양한 방안 마련 요구도

○…`철강도시` 타이틀만큼이나 해마다 포항철강산업 심포지엄에 단골로 참석하는 `철강맨`이 있어 눈길.

직장인 김모(52)씨는 “올해도 어김없이 철강산업 심포지엄이 열린다고 해서 포털사이트에 작년 기사를 찾아보기도 했다”며 “특히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중국 철강산업을 중심으로 다뤄 현황이나 관련 정보를 얻게 돼 의미가 남달랐다”고 말했다.

아쉬운 목소리도 나왔다. 한 여성은 “철강산업 위기는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 만큼 이제야말로 구체적인 대안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며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좀 더 다양한 위기극복 및 경제활성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일침.

철강산업대상 수상자들 꽃다발 받고 `싱글벙글`

○…심포지엄에 앞서 진행된 철강산업대상 수상자들에 대한 시상식에서 한 수상자는 축하 꽃다발을 4~5개나 받아들고 싱글벙글.

그는 상을 받는다고 회사에 알리기는 했지만 막상 직원들로부터 이렇게 많은 꽃다발을 받게될 줄을 몰랐다며 어리둥절해 하기도.

또 이날 수상자에게 축하 꽃다발을 전달하기 위해 시작 30분전부터 기다린 직원이 있는가 하면 시상식이 끝난 후에 도착해 꽃다발 전해주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 직원들의 모습도 보이기도.

/고세리·김민정·이바름기자

    고세리·김민정·이바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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