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재난지역 선포 이후
여진 발생 점차 줄어들고
복구도 빨라져 안정 기미
수학여행 취소 직격탄에
지진공포 과대 포장 경계
천년도시 명성 회복 나서

▲ `9·12` 강진 이후 잇따른 크고 작은 여진으로 혼란에 빠졌던 경주가 공포에서 벗어나 정상을 되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25일 오후 경주시 황남동의 한 식당에서 기와기술자들이 파손된 기와를 모두 걷어낸 후 새 기와를 올리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천년 역사 고도 경주가 지진의 공포에서 벗어나 점차 정상을 되찾아 가고 있다.

경주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데 이어 경북도가 무너진 경주 관광산업 재건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경주 시민들도 서서히 심리적 안정을 찾으며 관광도시 이미지 회복에 힘을 모으고 있다.

지난 12일 규모 5.8 지진으로 시작된 경주 지진은 그동안 430여회의 크고 작은 여진이 이어졌지만 발생빈도와 크기가 점차 줄어드는 등 안정 상태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진으로 파손된 전통한옥 등에 대한 응급복구가 마무리됐고 지난 22일 정부의 특별재난지역 선포로 피해 복구비에 대한 걱정도 덜었다.

이제 경주는 지진으로 인한 `재난도시`의 이미지를 털고 찬란하게 빛나는 신라 천년문화를 간직한 역사문화도시로서의 자존심과 명성을 되찾는 일이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현재 경주시는 지진의 공포보다 각종 언론과 정부기관들의 지나친 관심이 더 고통스럽다. 경주시민들은 이미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국회의원과 정부기관, 언론 등지에서 경주의 실상이 과대 포장되고 있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반응이다. 더욱이 최근 SNS를 통해 경주에 큰 지진이 날 것이란 괴담성 유언비어마저 떠돌며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A씨(56·경주시 황남동)는 “지진이 났지만 건물이나 다리가 무너진 곳도 없고 사망자가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경주시민들은 평화롭기만 한데 마치 경주에 가면 큰 일이라도 날 듯이 지켜보고 있는 것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로 인해 당장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며 경주지역 경제가 바닥으로 떨어진 것이 더욱 곤혹스럽다. 본격적인 가을 여행철을 맞아 매년 1천200만여명의 관광객들이 경주를 찾았지만 이번 지진으로 수학여행 취소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호텔과 리조트, 콘도 등 관광업계의 예약 취소로 간접 피해만 50여억원이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교육당국은 경주에 수학여행을 가려면 학부모들의 80%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공문을 일선 학교에 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주시민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불국사 숙박협회 관계자는 “오래되고 지진에 취약한 전통한옥과 달리 수학여행객들이 주로 투숙하는 건물은 거의 피해가 나지 않았다”며 “그런데도 피해지역만 부각하다 보니 마치 경주 전체가 무너진 것처럼 알려져 난감하다”며 아쉬워 했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10월부터 특별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경주 관광산업을 되살리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도는 16개 시도를 대상으로 간부 공무원이 방문해 안전한 경주를 홍보하고 경북관광공사와 한국관광공사 등과 연계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나선다. 또 전국 시도교육청을 찾아 가을 수학여행을 경주로 오도록 요청하고 정부와 기업의 각종 회의를 경주에서 개최하도록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신라 천년의 역사를 지켜온 대한민국 역사문화의 수도인 경주는 그 어떤 재난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비록 지진을 겪었지만 어려움을 딛고 더욱 안전한 도시로 일어섰다”며 “시민들과 힘을 합쳐 활기 넘치는 옛모습을 되찾은 만큼 경주를 많이 찾아와 달라”고 당부했다.

경주/황성호기자

    황성호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