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산과학원·경북환경硏
결과치 엄청난 차이에 `의아`
시료 채취 지점 각각 다르고
오염 기준치 적용마저 상이
`수은 재첩` 논란만 더 키울판
불신 해소할 전수조사 필요

`수은 재첩`논란이 일고 있는 형산강 하류의 강바닥 퇴적물에 대한 정밀검사가 잇따라 실시되고 있으나 기관별 검사결과가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있어 공공기관의 신뢰성에 대한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

포항시는 최근 국립수산과학원에 의뢰해 형산강 하류 섬안큰다리 상·하류 4개 지점에 대한 해수퇴적물 검사를 실시한 결과 섬안큰다리 하류 0.1㎞ 지점에서 기준치(0.11㎎/㎏)의 약 886배인 수은 97.5㎎/㎏가 검출되는 등 모든 지점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검사결과가 도출됐다고 24일 밝혔다.

이 같은 검사 수치가 공식적 절차를 거쳐 최종 확인될 경우 형산강은 물론 포항철강공단의 오염물 배출 실태가 전국적인 오명을 얻게 돼 해양관광과 수산업은 물론 도시 이미지 전체에 일대 타격을 몰고 올 것으로 우려된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 9일 경북보건환경연구원에서 실시한 검사와 상이한 결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지난 3일 섬안큰다리 인근 3곳에서 퇴적물 시료를 채취해 경북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1곳에서 납, 카드뮴, 수은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고 2곳에서만 수은이 각각 0.012㎎/㎏, 0.010㎎/㎏로 검출돼 기준치(0.005㎎/㎏)를 조금 넘었다고 밝혔다.

기준치의 무려 886배를 초과한 이번 국립수산과학원의 검사결과는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국립환경과학원이 실시한 형산강 퇴적물 조사결과와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서로 다른 중금속 검출량뿐만이 아니다.

각 기관이 제시한 자료를 살펴보면 토양오염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치도 기관마다 다른 상황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수은의 해수 토양 기준치인 0.11㎎/㎏을, 국립환경과학원은 하천 퇴적물 기준치인 0.07㎎/㎏을 각각 제시하고 있다.

이같은 원인에는 시료채취지점인 섬안큰다리가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인 형산강 하류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점이 작용했다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해수와 하천수가 섞여있다보니 각 기관이 서로 다른 잣대를 활용했다는 것이다.

중금속이 전혀 검출되지 않은 검사결과에서부터 기준치의 최대 886배를 초과한 검사결과까지 기관마다 서로 다른 검출량을 보인 것에 대해서는 정밀분석 결과가 해답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분석 전문가들에 따르면 시험분석 방법과 시료채취 방법에 따라 중금속 검출량은 많은 차이를 나타낼 수 있으며 보다 정확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샘플을 토대로 정밀분석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포항시는 지난 23일 국립수산과학원과 국립환경과학원에 퇴적물 재검사 요청을 건의했고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직접 시료를 채취해 재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동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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