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사감이 여학생 숙소 무단점검에 신체접촉 논란까지
사생활 침해에 불만 학생들 민원제기… 학부모 항의도
市장학회, 사감 2명 모두 교체… 재발방지 대책 필요

포항 시민과 재경 출향인사들의 오랜 염원으로 수도권 대학생의 학비 부담을 덜고자 서울에 문을 연 `재경포항학사`가 최근 여학생 사생활 침해와 과도한 신체 접촉 시비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사감 2명이 모두 물러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최근 학사 내 학생 등 관계자들의 제보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재경포항학사 현관에 `2명의 사감이 개인적인 사유로 사직한다`는 내용의 공고가 붙었다. 확인 결과, 이번 일은 사감들이 여학생 숙소를 무단 점검하고, 한 사감은 특히 여학생들에게 수치심을 유발하는 과도한 신체접촉을 했다는 논란이 일자 2명 모두 자진 사퇴해 일단락된 것으로 전해졌다.

학사에는 그동안 남자 사감 2명이 학사와 학생 관리를 맡아왔으나 지난달 초 학사의 여학생들이 민원을 포항시에 접수하면서 잡음이 불거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학사 건물 1층 현관에 불편사항을 제출하는 건의함이 설치됐고, 이후 건의가 접수돼 학사 측에서 구내방송으로 `여학생들이 방에 대기하고 있으면 설문을 하겠다`는 안내에 이어 `학사 내 불미스런 일에 대해 신고가 접수됐다`는 내용의 설문지가 배부됐다. 또 사감들의 실명을 인쇄해 괄호에 학생들이 직접 지목하는 항목이 포함되기도 했다.

이 같은 일이 있은 뒤 한 사감은 “내가 무단으로 침입했다는 말이냐?”며 누군가와 고성으로 통화하는 모습이 학생들에게 목격되기도 했다.

통상 대학교 기숙사에는 입실시간처럼 기본적인 사생수칙은 정해져 있으나 개별 호실 사용은 인권침해 우려로 대부분 대학교에서는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다. 아울러 남자 사감이 여학생들의 방에 들어가는 경우 역시 거의 드문 일. 결국 여학생들의 민원에 이어 학부모들이 항의하는 등 논란이 이어지자 포항시장학회는 여사감 1명을 새로 채용해 2명을 전원 교체했다.

지역의 한 대학 관계자는 “학생들도 성인이므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가 아니라면 개인 호실에 대해서는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경북도 내 기초자치단체 중 후발 기숙사이지만 전문가들의 재능기부 등 시민과 출향인사들의 정성이 모여 성사된 `재경포항학사`의 이미지가 실추됐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에 대해 27일 포항시장학회 측은 “경위 파악 결과 그동안 남자 사감들이 전구 교체 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여학생 숙소에 들어갔으며 딸 같은 학생들에게 친근함을 표하는 과정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입장에 대해 한 출향인사는 “포항시가 미봉책으로 이번 일을 무마할 것이 아니라 경위를 철저히 규명해 공개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경포항학사는 서울시 동대문구 제기동에 부지 866㎡, 건물 2천721㎡(지하 1층, 지상 7층), 학생 14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지난 2014년 11월 개관한 이래 (재)포항시장학회가 운영하고 있다.

/고세리기자

    고세리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