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朴좌장 최경환 출마 저울질
친박계후보 5명이상 난립 예상
非朴선 정병국·김용태 도전장
유승민은 대권염두, 불출마로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비박(비박근혜)계 후보로 나설 경우 유력한 당권주자가 될 것으로 여겨지던 유승민 의원이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은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는 등 전당대회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최근 복당하면서 비박계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유승민 의원은 비박계 당권 주자들과 잇따라 만나 자신은 이번 전대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은 최근 정병국 의원에게 전대 출마를 적극적으로 권유했으며, 최근 출마를 선언한 김용태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도 주위의 당권 도전 요청을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김용태 의원은 28일 라디오 방송에서 “당 대표 출마 결심을 하고 나서 유 의원을 만난 적 있다”며 “당이 정말 큰 어려움에 처해서 자기도 어떤 역할을 하고 싶지만, 복당한지 얼마 안 됐고 여러 상황 때문에 이번에는 출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유 의원은 탈당, 무소속 당선, 복당의 과정을 거치면서 대선 주자로 `체급`이 올라간 데다 복당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당권 경쟁에 뛰어드는 게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박(비박근혜)계 의원 가운데는 5선의 정병국 의원과 3선의 김용태 의원이 당권 도전의사를 밝히고 있다. 여기에다 이혜훈 의원도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전국적인 지지도와 인지도를 확보한 유 의원이 비박계 후보들을 지원하는 가운데 정병국·김용태 등 혁신파 의원들이 경쟁하는 쪽으로 비박계의 당권 후보군이 정리되는 모습이다.

이번 전당대회의 최대 변수는 친박계 좌장인 4선의 최경환 의원의 출마여부다. 최 의원은 전대 출마를 놓고 아직도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어떻든 최 의원이 현 정권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 전대 출마 권유를 받고 있어서 결국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선거에 나서게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최 의원이 출마할 경우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것으로 간주돼 유리한 고지에 설 것이지만 아직 총선 패배의 책임론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 부담이다. 또 5선의 이주영 의원과 3선의 이정현 의원의 당권 도전 의사가 명확한 데다 원유철(5선), 정우택, 홍문종(이상 4선) 등 다른 친박계 중진 의원들까지 당권도전을 검토하고 있어 친박계 당권 후보가 난립할 가능성이 많은 것도 최 의원의 출마에 부담이 되고 있다. 그러나 친박계 의원들이 난립할 경우 비박계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게 될 것을 감안하면 막판 후보단일화가 성사될 것이라는 견해도 많다.

다음 주 열릴 전국위원회에서 확정될 예정인 전당대회 룰도 전당대회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요인이란 분석이다. 이미 혁신비대위에서 정한 대표-최고위원 분리선출 및 단일성 집단지도체제가 최종 결정된다면 후보 윤곽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 대표를 따로 뽑는 이 체제가 관철될 경우 최고위원직에 `복수 지망`이 불가능해져 상당수의 후보가 최고위원 출마로 방향을 틀 수 있다. 최근 친박계 일각에서 집단지도체제로 원상복귀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정진석 원내대표와 당내 양대 계파 수장이 이미 합의한 룰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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