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지금은 사람을 돕지만 곧 인간을 지배할 것이고, AI가 지금은 선량한 인간의 손에 있지만 장차 악인의 수중에 들어갈 것이고, 그래서 인간은 기계와 악당에게 통치되고 지배받다가, 핵무기에 의해 멸망할 것이며, 한동안 기계들만 살아움직이다가 마침내 우주는 `폐기물 행성`만 가득한 죽음의 공간이 될 것이라는 상상도 가능하다.

독일의 한 농부가 외계에서 온 한 여인을 만나 대화를 나눈 책이 30여년 전에 나왔다. “당신은 왜 자꾸 지구에 오느냐?” “지구도 언젠가는 핵에 의해 멸망한다. 그 시기를 조금이라도 늦춰주기 위해 온다. 핵무기를 없애야 한다” “외계의 과학기술은?” “지구보다 수백년 앞설 것이다. 황금보다 수백 배 값진 금속을 선물로 가져왔다” “외계인도 결혼을 하는가?” “그렇다. 내 남편은 어떤 행성에 탐사갔다가 죽었다. 우리는 아무하고나 언제나 결혼할 수 있다” “종족이 번식하는가?” “그렇기는 하지만, 과학기술이 너무 발전하고, 핵이 있는 한 우리도 곧 사라질 것이다”

이 책 내용이 얼마나 믿을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지구의 운명을 예언하는 일말의 진리는 있다. `과학기술 중독`을 완화시켜줄 해독제는 인문학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노자와 장자가 설파한 무위자연 사상만이 인간을 구원할 처방전이 아닌가 한다. 정부가 인문학 진흥을 위해 16개 대학을 지정, 3년간 지원하고, 올해 450억원을 주기로 했다. 영남대는 `인성교육 과목`을 필수 교양과목으로 정했다. `국궁(國弓)으로 풀어보는 전통문화` `스무 살의 인문학` `고전 읽기` `봉사활동` 등인데, 학생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한다.

국립중앙도서관·코레일·조선일보는 `인문열차, 삶을 달리다`란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고운 최치원의 흔적을 찾아보고, 국악인 신재효, 시인 서정주의 고향을 탐방한다. 인문계 교수들이 설명을 맡는다.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데, 순식간에 모집정원이 찬다. 인간이 살아갈 인간세계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이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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