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으로 응급실에 실려가는 신입생도 있고 심장발작을 일으키고 의식불명이 된 경우도 있고 술에 너무 취해 콘도에서 추락사 하기도 했다. OT 음주 사망자가 매년 1~3명씩 발생한다. 무슨 오리엔테이션이 과음과 사망으로 이어진다는 말인가. 이 폭음에는 여학생도 예외가 아니라 한다. 알코올 분해 효소가 없는 여학생들도 많을 것인데 술을 강제로 먹이는 것은 독을 먹이는 짓이다. 얼마전에는 모 대학 OT에서 성추행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사불성이 되도록 취하면 성추행 정도가 아니라 성폭행은 없겠는가.
난장판 OT를 벌여놓고도 `변명`은 있다. “험악한 사회생활을 하려면 미리 훈련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취직해서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 직장 상사에게 많이 시달릴 것인데 미리 저항력을 길러두는 것이 좋다는 `구실`을 앞세운다. `대학의 낭만`은 접어두고 `사회적응훈련`부터 하자는 말이다. 그렇지 않아도 대학생활이 점점 살벌해진다. 졸업해봐야 취업도 되지 않고 눈은 높아져서 중소기업에는 갈 수 없고 궂은 일은 마다하고 4년제 마치고 전문학교에 다시 들어가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이래저래 대학은 `취업전쟁터`가 되고 있는데 난장판 OT가 대학을 더 험악하게 만든다. 금오공대 신입생 OT에서 총학생회 간부가 후배에게 침을 뱉은 술을 강제로 마시게했고, 이를 말리는 학생을 폭행하고, 여학생에게는 모욕적 성희롱 발언까지 했다. 이 일로 총장이 사과문까지 냈다.
이 난장판 OT를 위해 고액의 참가비까지 거둔다. 38만원을 거둔 대학도 있는데 학생회비 11만원과 단체복 구입비 15만원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불참하면 불참비를 거두고 비협조적인 신입생은 동아리활동이나 아르바이트에 소외시킨 경우도 있다.
그러나 모범적인 OT를 치르는 대학들도 있다. 봉사활동에 나서거나 참가비를 기부하는 대학도 있다. 특히 성균관대는 조선시대 신방례(新榜禮)를 재현했다. 진사과·명경과에 급제하고 대과(大科)를 준비하는 유생들이 들어가는 곳이 성균관인데 그 신입생들을 맞이하는 행사이다. 각 대학들이 나름의 미풍양속을 재현한 OT가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