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유진구미시장
`멍키바(Monkey-Bars)`라고 있다.

어릴적 초등학교 운동장이나 군대 유격장에서 쉽게 보았던 일명 `구름사다리`다.

동물원 원숭이들이 날렵하게 멍키바를 건너는 모습도 떠오를 것이다.

서울대 소비트렌드센터는 올해 키워드로 `멍키바`를 선택했다. 원숭이가 멍키바를 가뿐히 넘듯, 원숭이의 해인 2016년에는 위기를 가뿐히 넘어 기회로 만들자는 뜻에서다.

그러나 올해도 우리나라를 둘러싼 정치, 경제, 사회적 환경은 그리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었다. 상반기만 하더라도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의 경기둔화, 북한의 핵실험, 총선 등 국내·외적으로 큰 이슈들이 있다.

수출산업이 주가 되는 우리 구미로선 결코 반가운 상황이 아니다. 그럼에도 필자는 절망과 좌절보다는 기대와 희망이 앞선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 했던가,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노력해온 경제시책으로 구미의 맷집이 제법 단단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구미에서는 기존산업을 바탕으로 한 `구미공단의 체질강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우선, 토대 마련을 위해 추진한 연구개발 기능 강화가 눈에 띈다. `금오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모바일, 디스플레이, 의료기기, 3D프린팅, 국방 등의 연구기관 및 제품 상용화센터가 구축되었다. 지난해부터는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해 중소기업의 체질개선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 기업들의 내부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큰 변화가 바로 기업부설연구소 증가다. 2008년 179개이던 부설연구소가 지난해 기준 2배가 넘는 386개로 늘어났다. 과거 대기업 의존적이던 지역 중소기업들이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구미의 산업구조가 건강하게 재편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공단 체질강화의 핵심인 산업다각화의 경우, 산업별 맞춤 전략이 큰 몫을 하고 있다. 구미공단의 강점인 IT와 융합 가능한 산업을 타깃으로 하여 성공가능성을 높였다. 대표산업은 전자의료기기, 자동차부품, 국방, 탄소산업이다.

불모지였던 전자의료기기산업은 1천300억원 규모의 국책사업을 유치해 업종전환을 이끌고 있다. 5년 전 1곳에 불과하던 관련 기업이 지난해 30여 곳으로 늘어났고, 2020년에는 300곳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부품산업은 독일 자동차부품 박람회 참가, 독일 `구미통상협력사무소` 개소 등 선진기술력 교류를 통해 지역 중소기업을 자동차부품으로 유도하였다. 진입장벽이 높은 국방산업은 2014년 `국방벤처센터`가 문을 열면서 추진력을 얻었다. 지역 IT전자, 광학, 디스플레이 분야의 중소·벤처기업들이 국방시장에 진출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탄소산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올 상반기 국가5단지 분양과 맞물려 도레이사의 1조6천억원 투자, 5천억원이 투입되는`융·복합 탄소성형 클러스터`조성이 추진된다. 미래 주요 먹거리가 될 탄소산업과 관련 전후방 산업이 머지않아 우리 구미를 중심으로 꽃피게 될 것이다.

지난해 말에는 경북도가 구미공단에 새로운 엔진을 달아주었다.

2대 지역전략산업으로 스마트기기와 타이타늄 육성 계획을 밝힌 것이다. `스마트기기 육성사업`은 의료기기, 인쇄전자, 경항공기산업 등에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연계하는 것으로 우리 구미를 중심으로 추진된다. ICT에 강한 구미공단의 오랜 노하우와 관련 산업이 만나 큰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타이타늄`은 포항 철강산업의 구조고도화를 이끌 새 주인공이다. 강도가 뛰어나며 부식에 강하고, 인체에 거부반응이 없어 탄소소재 못지않게 다양한 분야에 접목이 가능하다. 앞으로 구미의 탄소산업과 함께 소재산업의 양대 축이 되어 경북 산업의 일대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50년의 역사를 앞둔 구미공단은 지금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힘은 2016년,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재주를 넘듯 멍키바를 타고 넘는 원숭이처럼 지난 10년의 노력을 발판 삼아, 난관을 넘고 중단 없는 도약을 이어갈 것이다.

힘차게 시작한 병신년(丙申年), 올해도 구미공단의 전진은 계속된다. 우리 모두 구미공단과 함께 위기의 멍키바를 넘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