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의호<br /><br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아빠, 한국에 전쟁이 나는 것인가요 ?”해외에서 근무하는 아들아이의 전화를 받으며 이번 사태가 외국에선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여 지고 있구나하고 느꼈다.

비무장 지대에서 발생한 목함지뢰 폭발로 우리의 군인들이 큰 부상을 입으면서 발생한 남북한의 일촉즉발의 위기는 사실상 준 전시상태로 간주될 정도로 극한 대치 국면이었다.

휴가 군인들은 복귀하고 해외 훈련중인 공군기도 회항한 상태에서 북은 잠수함을 출항시키고 휴전선 부근의 포대를 증가시키면서 언제라도 전쟁이 시작할 듯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정말 다행하게도 사흘에 걸쳐 마라톤으로 진행된 고위급 회담을 통해 이번 사태는 극적인 타결점을 찾았고 남북은 서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남북한은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진행한 고위급 접촉을 통해 북한은 최근 발생한 목함지뢰 폭발에 유감을 표명하고, 우리 측은 대북방송을 중단한다는데 극적으로 합의했다. 그리고 이산가족 상봉과 민간교류 등 남북 교류를 이어가기로 해 그동안 경색 국면으로만 치닫던 남북 관계가 모처럼 화해모드로 전환되는 계기가 마련된 듯 하다.

햇빛정책과 힘을 바탕으로 하는 화해 정책은 항상 토론의 대상이 되어왔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햇빛과 바람의 비유는 바람이 강하게 불면 더 옷을 움켜쥐고 햇빛을 내리쬐면 옷을 벗는다는데 기초하고 있다.

그러나 햇빛을 아무리 쬐어도 햇빛을 개인 이익만을 위해 사용하고 옷을 벗지 않는 그런 이기적인 모습이 현재 북한 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북한을 진정 평화의 광장으로 끌어내는 것은 바람은 아닐지라도 강한 힘을 바탕으로 하는 경고 일 것이다.

이번 사태는 그러한 교훈을 잘 보여주고 있다.

목침 지뢰 폭발 후 개시된 휴전선 대북방송에 대해 시한을 정해 폭발 시키겠다는 위협에 대해 원점 타격으로 결연한 의지를 보인 정부와 군은 결국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만일 북한의 위협에 굴복해 대북방송을 중단한다든가 대북지원을 강화해 평화를 얻으려 했다면 지속적인 힘의 열세를 면치 못했을 것이고 북한의 오만은 계속 됐을 것으로 생각된다.

아직 우리는 이론적으로 전쟁 중이다. 분명히 아직도 휴전선 155마일은 휴전 상황 속에 힘의 대결이 계속 되고 있다.

얼마 전 방문해 보았던 휴전선은 남북대결을 실감케 했다. 감시초소의 병사들과 길목 요소요소에 있는 적의 남하를 막는 장애물들, 그리고 전망대에서 적의 동태를 감시하는 병사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세계의 유일한 분단국 한국, 한국전쟁은 언제 끝나고 통일이 올수 있을까? 어린 시절 왜 분단국에서 태어났을까 스스로를 원망한 적이 있을 정도로 한반도의 분단은 민족의 슬픔이다.

북한은 분단 70년간 도발-위기조성-회담-원조유도 등의 패턴을 반복해 왔다. 미사일-핵 개발도 이러한 패턴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북한의 도발을 봐왔다.

그러나 이제 북한이 분명이 알아야 할 것은 북한의 위협과 협박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제 의지를 해왔던 중국도 변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이제 변해야 한다. 북한은 중국의 변화를 인정하고 정치사회적인 전환을 통해 남북 상호간의 위협이 현저히 감소하는 상황만이 살 길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한국도 이번 남북사태에서 해결점을 찾고 북한을 대화의 광장으로 끌어낸 힘은 힘을 바탕으로 하는 의연한 대처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고 궁극적인 평화와 통일을 위한 전략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힘의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평화정책에서 우린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