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수 영

이런 밤이면

연못 속에서 찌륵찌륵 울던

늙은 잉어, 아버지가 놓아준

그 잉어

아버지의 잠을 빌려

만월 속을 헤엄치는 꿈

그 환한 꿈을 꾸느라 은비늘들

고요히 떨릴 것이다

아름다운 풍경 한 폭을 본다. 아버지의 낚시와 늙은 잉어, 환하게 밝아 풍덩 빠지고 싶은 만월과 은비늘 같은 소재들이 꾸며내는 평화롭고 정겨운 그림 하나를 우리에게 건내주고 있다. 아버지가 잉어의 몸을 빌려 물속의 꿈같이 조화로운 세계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주면서 시인 또 그러한 아름답고 조화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음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