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광진 K-water 안동권 공사팀장

요즘 사회적 화두로 자주 언론에 언급되는 것이 골든타임이다. 사회적 파장이 큰 결과 등을 야기할 수 있는 비교적 짧은 시간대를 말한다.

가장 중요한 짧은 시간을 놓쳐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경계하는 사회적 언어라고 이해하고 있다.

필자는 최근 언론기사에서 `가뭄! 골든타임을 잡아라`라는 기사를 본 적 있다. 물론 농사를 짓는 데에는 골든타임은 있을 수 있다.

벼가 싹을 틔울 시기에 물이 충분하지 않으면 수확률이 절반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니 분명 그 시기는 농업적 관점에서는 골든타임일 것이다.

그래서 이 시기에 바싹 마른 논에 온 나라가 역량을 집중하여 소방차, 살수차를 이용해서 물을 공급하고 관정을 뚫기도 때론 용수공급계통을 조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농업을 제외한다면 골든타임이 있을까?

단언컨대 골든타임은 없다. 물론 가뭄이 끝나고 단비가 내려 댐에 물이 가득 차고 지하수 수위가 올라가고 하천에 물이 풍부해 지기 전까지 골든타임이라고 주장하면 그럴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몇 개월씩 지속되고 심할 경우는 몇 년이 지속될지도 모를 이런 기간을 골든타임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 길고도 긴 시간을 슬기롭게 넘기자고 절약하자고 불편하더라도 참자고 하면서 넘길 수 있을까?

생활용수가 부족할 때 인간에게 주는 피폐함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까지도 피폐해 진다고 한다.

특히 아파트가 주 주거지역인 우리나라에서 3일만 생활용수를 공급하지 않으면 악취가 아파트 전체를 진동을 할 것이다. 물론 이런 극한적인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렇다고 절대 오지 않을 것이란 보장도 없다.

가뭄은 그 기간을 슬기롭게 넘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미리 가뭄을 극복할 수 있는 수자원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아직도 가뭄을 자연재해로만 바라보고 한 줄기 단비가 내리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어버리는 현실을 보면 정말 안타깝기 그지없다.

가뭄은 재해가 아니라 되풀이 되는 자연적인 현상으로 반드시 인간이 미리 대비해야하고 극복해야 하는 것이다.

가뭄에 대한 대책이 없어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 가뭄을 극복할 수 있는 수자원 확보 대책들에 대한 사회적 갈등이 지금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특히, 통계적인 관점에서 분석되고 바라 본 수자원 총량에 대해 `아직도 부족하다`, `그렇지 않다`는 논쟁에 매몰되어 이런 가뭄이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지금 우리는 실제 가뭄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데….

물은 필요한 곳에 있어야 하고 필요한 곳으로 흘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홍수대책보다 더 중요한 것이 가뭄대책이다.

가뭄은 미리 대비책을 준비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그 대비책을 실천해야만 해결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