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순 호

먼 산정(山頂) 바라보면

신록이 나를 씻고

천만파(千萬波)로 몸을 틀며

입맞추어 노래한다

그 소리

너무 가늘어

어머님이 들으실까

오월의 우주는 온통 깨어있다. 바쁘고 시끄럽지만 푸르른 기쁨이 묻어난다. 말할 수 없는 생명감으로 자연은 잠들지 못하고 있으리라. 오죽했으면 시인이 천만파로 몸을 틀며 노래한다고 노래하고 있을까. 때로는 엄청난 힘이 느껴지는 대합창으로 때로는 가늘디 가는 미세한 소리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다. 시인의 밝고 세미한 시안이 놀랍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