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형 하

끝내 우기 속으로

가두어진 나의 하늘

무성한 기억의 저편에

잡풀로 되산대도

속엣말 다 끄집어내듯

자술서를 써야한다

불면의 눈물방울

주저앉는 발걸음에

생때 같은 발돋움이

슬픈 나무로 일어선대도

아득히 저며온 말씀

강물처럼 쏟고 있다

시인은 부단히 자기에게로 돌아가고자 한다. 참다운 나는 무엇이며, 어디에 있으며,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러한 존재적, 실존적 자기질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아픔이 아닐 수 없다, 내밀한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 동원된 자술서, 속엣말, 강물 같은 시어들에서 그런 시인의 몸부림이 묻어난다. 자기에게로 돌아간다는 것,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도정이 아닐 수 없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