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윤 한

마당 끝에는

느티나무 한 그루

알맞게 그늘 드리우고

그 앞에는 조그마한 연못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지

연못가에는 찔레꽃 피고

벌들 윙윙거리면 좋겠지

그 아래 가끔씩

눈이 까만 어린 뱀 한 마리

나타나기도 하고

멀리서 뻐꾸기 울고

강아지 길게 하품을 하고

나는 거기에

있어도 좋고

없어도 그만

이 시에서 보여주는 풍경은 그야말로 우리들 누구나 염원하고 기다리는 평화경이요 이상적인 풍경이 아닐까. 사실은 이런 풍경이 사시사철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 곁에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어찌하여 수많은 시인 묵객들이 이런 풍경을 이상적인 것으로 간절히 기다리고 바라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의 마음이 어떠하냐에 달려있는 것이리라. 어떤 마음의 눈으로 그 풍경을 바라보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