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하

점빵 할아버지는 깊은 주름살로 웃으시곤

우리 강아지 오능가

내 입에 쏙 눈깔사탕을 넣어주셨다

입에 넣기 무섭게

눈송이처럼 사르르 녹아 없어져버리던

하얀 눈깔 눈깔사탕

세월 지나 망굴제 다시 찾았을 땐

그 점빵 어디에도 없었다

허허로운 아스팔트길

흰 눈만 눈깔사탕처럼 흩날리고 있었다

우리들 기억의 아득한 그 너머에는 골목의 점빵과 눈깔사탕과 점빵 할아버지의 주름살과 편안하게 골목으로 흘러가던 기침소리와 웃음소리가 놓여있다. 지금은 마트와 서양식 캔디가 여러 가지 색깔과 모양과 맛으로 우리 앞에 놓여있지만 우리들 추억의 먼 골목에는 영원히 그 점빵과 눈깔 사탕과 할아버지는 푸르게 푸르게 살아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