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끝 별

너를 따라 묻히고 싶어

백 년이고 천 년이고

열 길 땅속에 들 한 길 사람 속에 들어

너를 따라 들어

외롭던 꼬리뼈와 어깨뼈에서

흰 꽃가루가 피어날 즈음이면

말갛게 일어나 너를 위해

한 아궁이를 지펴 밥 냄새를 피우고

그믈은 달빛 한 동이에 삼베옷을 빨고

한 종지 치자 향으로 몸단장을 하고

살을 벗은 네 왼팔뼈를 베개 삼아

아직 따뜻한 네 그림자를 이불 삼아

백 년이고 천 년이고

오래된 잠을 자고 싶어

남아도는 네 슬픔과 내 슬픔이

한 그루 된

연리지 첫 움으로 피어날 때까지

그렇게 한없이 누워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서로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자라는 현상을 연리지(連理枝)라 한다. 지극한 효성이나 부부애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여기서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애틋한 정을 연리지에 빗대어 풀어내고 있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면 이런 연리지가 되어서라도 그대의 사랑에 들고 싶어하는 것이다. 네 그림자를 이불 삼아 백년이고 천년이고 오래된 잠을 자고 싶다는 시인의 고백에서 진실하고 오롯한, 절절한 사랑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