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버터칩 판매점 품귀현상… 4개월째 완판행진
줄서기·1인당 2봉지 판매·온라인거래 등 진풍경

경주시 성건동에 사는 고교 2년생 K군(17)은 최근 수업을 마치고 고속버스를 타고 대구에 다녀왔다. 한 제과업체가 출시한 특정 스낵 과자를 사기 위해서였지만 허탕쳤다.

대구에서 경주로 출퇴근 하는 모 기업체의 L씨(50)는 며칠 전 초등학생 아들로부터 이 과자를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경주시내 슈퍼마켓과 편의점 등 7군데를 뒤졌지만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이처럼 요즘 초등학생에서부터 중·고생을 포함해 대학생까지 가세하면서 `원정 구매`도 마다않는 과자가 있다.

작년 8월 출시된 이래 하반기부터 폭발적인 인기와 함께 매출 신장을 이끌어내고 있는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사진>`이 그 주인공.

감자칩을 꿀과 버터에 버무려 만든 달콤한 맛의 허니버터칩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판매점마다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 매장 문을 열기 전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은 어느 도시에서든 예사롭다.

날이 갈수록 SNS 등으로 청소년들 사이에 그 유명세를 타면서 대도시와 중·소도시 슈퍼마켓이나 동네 상점 등에서는 아예 찾아 볼 수 없는 과자가 됐다. 인기가 있다보니 공급받는 상점에서도 일찌감치 동이 나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경주에서 대구 만촌동 대형마트까지 허니버터칩을 사러 갔던 J군(16)은 `품절됐다<사진>`는 안내판을 보고 직원에게 그 연유를 묻자 “토·일요일이면 아이들이 문을 열기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려도, 1인당 2봉지밖에 살 수 없다”는 대답에 어안이 벙벙해서 그냥 돌아왔다.

평일에는 아이들의 부탁을 받은 부모들이 일찌감치 줄을 서서 한정량을 구매하고 있을 정도라는 것.

 

이 같은 추세에 힘입어 허니버터칩은 작년 10월 이후 4개월째 완판 행진을 이어오며 매월 단일제품으로 75억원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고 해당 업체 측은 밝혔다.

특히 작년 말에는 한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 게시판에 등장한 허니버터칩 봉지당 판매가가 2천원부터 편의점 판매가(1천500원)의 3배가 넘는 5천원대까지 치솟았고 모바일 중고장터에서 한 남성이 `허니버터칩을 판다`며 구매자를 끌어모은 뒤 최소 120명으로부터 1천300만원 이상을 챙겨 잠적하는 일도 벌어졌다. 최근 들어서는 허니버터아몬드·허니버터쥐치포 등 간식거리부터 허니버터팩 등 화장품, 허니버터폰 등 휴대폰 케이스까지 다양한 업계에서 허니버터칩을 모방한 여러 제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경주/황재성기자

jsgold@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