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문화재 발굴현장이 도굴 사각지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5일 오후 11시 30분께 사적 245호 경주 나정 발굴현장에 김모씨(45) 등 2명이 침입했다.

이들은 호미 등 도굴장비를 이용, 발굴이 중단된 현장에서 땅을 파고 연화문 수막새 기와 등을 훔치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이들 중 김씨는 체포돼 조사를 받은 후 구속됐다.

경찰조사에서 이들은 경주시내 모 오락실에서 도굴을 공모하는 등 범죄계획을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현장은 경주시가 예산 부족으로 수개월째 발굴공사가 중단되는 등 거의 무방비 상태에서 이들이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현장에는 도난에 대비한 방범 시설과 야간 경비원 등이 없어 도굴할 수 있는 요인을 관계기관에서 제공했다는 비난마저 있다.

현재 경주지역에는 발굴이 중단된 현장과 발굴이 진행 중인 현장은 인용사지 등 3개소와 개인들이 건축 등을 위해 발굴기관에 의뢰, 조사중인 곳은 6개소다.

문화재 관계자는 "특히 경주는 발굴현장이 많기에 도굴사범들에게 좋은 먹이감이 될 수 있다"고 말해 관계기관의 문화재보호대책이 헛구호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지난 2002년 5월 발굴을 실시한 이 현장은 지난 3월까지 3차 조사를 마쳤고, 내년 초에 발굴이 재개될 예정이다.

경주/윤종현·황성호기자

    윤종현·황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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