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수위 적당”… 논란 일단락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중국 수영스타 쑨양(23)에 대한 도핑 감싸기 논란을 더는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

WADA는 쑨양이 금지약물 양성반응 판정을 받은 경위를 감사한 뒤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18일 AFP통신이 보도했다.

보통 WADA는 특정 국가의 도핑방지위원회 검사에서 양성반응 판정을 받은 선수가 소속 경기단체로부터 징계를 받으면 그 절차가 규정에 맞는지 제재 수위가 적합한지 다시 따진다.

벤 니콜스 WADA 대변인은 “쑨양 사건과 관련한 모든 자료를 재검토한 결과 중국측의 제재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쑨양은 올해 5월 17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린 중국수영선수권대회에서 금지약물로 지정된 혈관확장제 트리메타지딘에 양성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중국도핑방지위원회는 쑨양에게 3개월 출전정지를 권고했고 중국수영연맹은 이를 그대로 적용해 쑨양을 제재했다.

도핑테스트에서 처음으로 적발되면 통상 2년 출전정지 제재가 내려지는 만큼 징계가 지나치게 가볍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더욱이 쑨양이 중국 스포츠의 대형 스타로서 메이저대회인 아시안게임을 앞둔 상황이라서 중국이 도핑 사실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실제로 중국도핑방지위원회는 양성반응 판정 뒤 WADA에 이를 바로 보고하지 않았고 20일 이내에 공표해야 한다는 규정도 지키지 않았다.

쑨양은 올해 8월에 출전정지 제재를 모두 마치고 다음 달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3관왕에 등극했다.

중국도핑방지위원회는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할 일이 너무 많아 쑨양 사건을 뒤늦게 대중에 알렸다”고 해명했다.

쑨양은 심장에 지병이 있어 트리메타지딘을 줄곧 투약해왔으며 경기력 향상을 위한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주희 WADA 교육위원회 위원은 “지병 치료, 금지약물 목록 편입 등과 같은 사유가 제재 감경의 이유가 될 수 있다”며 “WADA가 쑨양의 검사 경과, 사연을 꼼꼼하게 살펴보고서 중국 측의 결정을 인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은 “중국의 스포츠 외교력이나 쑨양이 중국의 슈퍼스타로서 지니는 영향력 때문에 WADA가 이의 제기를 포기한 것은 아닌 것으로 관측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