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10개월 난 아기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는 20대 부부를 보살펴 `수호천사`역할을 한 것이 알려져 미담이 되고 있다.

문경경찰서 여성청소년계는 지난 25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10개월 된 아기를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는 20대 초반의 부부를 보호기관 연계를 통해 응급치료, 쉼터 제공 등의 보호활동을 펼쳤다.

이들 부부의 사연은 이렇다. 약 2개월 전부터 A씨(23)는 부인과 함께 일정한 주거 없이 찜질방, PC방 등지를 전전하며 아기와 함께 생활했다. 최근에는 아기가 아파 병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임에도 수중에 돈도 떨어져 치료를 받지 못하는 형편이었다.

결국 여성청소년계 직원들이 한 제보자를 면담하는 과정에서 젊은 부부의 딱한 사연을 알게 됐다. 하지만 경찰관들이 이들 부부를 찾기 위해 반나절 동안 문경시내 일원의 찜질방, PC방을 모조리 수색했지만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끈질긴 탐문 끝에 경찰은 비와 추위를 피해 시내 한 병원 로비에서 떨고 있던 부부를 마침내 발견했다.

당시 눈에 띌 만큼 왜소한 체격의 어린 엄마는 아기를 안고 있었고, 그 옆에 학생풍의 아빠도 앉아 있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아기 치료와 지원을 받도록 설득했으나, 부부는 자기들 힘으로 충분히 키울 수 있다며 경찰의 도움을 완강히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다른 기관과 봉사단체에서도 도움을 주려고 시도했으나, 부모의 거부로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경찰관들의 끈질긴 설득 끝에 결국 이들의 마음은 열리게 됐다.

문경경찰서 관계자는 “건강상태가 양호하지 않은 아기는 현재 병원에서 무료로 입원치료 중”이라면서 “아기 아빠도 가족이 다시 모여 같이 생활할 수 있도록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로 하는 등 자활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문경/강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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