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백나무는 차나무과 상록교목으로 꽃말은 `그대만을 사랑해` 이다.
동백나무 열매로 기름을 짜서 머릿기름으로 써 온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일이다 동백꽃이 질 때는 꽃봉오리 째 뚝뚝 떨어진다. 그래서 애절한 마음을 동백꽃에 비유한 시와 노래가 많다.

선운사 골째기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서정주 `선운사 동구`)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예요. (송창식 `선운사`)

이미자가 부른 `동백아가씨`, 조용필이 부른 `돌아와요 부산항에` 가사에도 동백섬이 나온다. 서양에서는 소설 `춘희(椿姬)`를 오페라로 만들었다. 오페라의 원명은 주인공의 이름을 따 `라 트라비아타`이다. 그녀는 한 달 가운데 25일은 흰 동백꽃, 5일은 붉은 동백꽃을 들고 사교계에 나타났다. 그래서 그녀를 우리말로 하면 동백아가씨가 되지만 일본에서 춘희(椿姬)라 번역했다. 춘(椿)자는 일본에서는 동백나무를 뜻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참죽나무를 말한다. 동백(冬柏)은 이름처럼 겨울에 꽃을 피운다. 동백나무는 어떻게 가루받이를 할까? 동백꽃은 충매화(蟲媒花)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조매화(鳥媒花)이다. 수분(受粉)을 벌, 나비가 아닌 새가 한다. 추운 겨울에는 벌, 나비와 같은 곤충들이 날아다니지 않는다. 동백꽃의 꿀을 먹으면서 대신 가루받이를 맡고 있는 새가 동박새다. 이들에게도 슬픈 이야기가 있다.

옛날 욕심 많고 포악한 왕이 있었는데 그에게는 착하고 어진 동생이 있었다. 임금은 아들이 없어서 자기가 죽게 되면 동생의 두 아들 중 하나에게 자리를 물려줄 수밖에 없었다. 왕은 그것이 싫어서 기회만 있으면 조카들을 죽일 계획만 하고 있었다. 이를 눈치 챈 동생이 자기 아들은 감추어 놓고 다른 두 아들을 양자로 키웠다. 어느 날 왕은 그 양자를 모두 죽여 버렸다. 그러나 왕이 속은 사실을 알고 멀리 보낸 동생의 두 아들을 잡아와 동생보고 네 아들이 아니라니 네가 직접 죽이라고 명령 했다. 동생은 자신의 아들을 죽일 수 없어 스스로 자결하여 붉은 피를 흘리며 죽었고, 이를 보던 두 아들은 새로 변하여 날아가 버렸다. 동생이 죽은 자리에 꽃을 피운 게 동백꽃이고, 두 아이는 새가 되어 동백나무 곁을 떠나지 않고 지키게 되었다.

김한성<수필가·전 군위초등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