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우현초 설립요구 등 시위에도 태연히 제주체전行 비난 들끓어

3선 이영우 경북도교육감이 일선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모르쇠로 일관해 취임 4개월만에 벌써 `레임덕`징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홀대받고 있는 포항교육에 반발해 지역 양덕, 우현초 학부모들이 지난 28일 집단 실력행사에 나선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으면서도 태연하게 전국체전에 참여해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 교육감이 4박 5일간 자리를 비운 사이 도교육청 관련부서 직원들조차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자 성난 포항지역 학부모들의 반발은 극에 달했고, 급기야 길거리로 나서는 최악의 사태까지 초래하게 했다.

이영우 교육감은 지난 2008년 10월 뇌물수수 혐의를 받은 조병인 전 교육감이 하차하면서 이듬해 4월 29일 재보궐선거를 통해 제14대 경북도교육감에 올랐다.

1년 2개월여의 임기를 마친 후 그는 지난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또 한 번 출마해 74.3%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4년 간의 업무수행을 마친 뒤 탄력이 붙은 그는 또다시 기회를 달라며 3선 도전에 나섰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이 교육감은 상대후보를 압도했던 지난 선거 때와는 달리 이영직, 안상섭 두 후보의 거센 저항을 받으며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선거운동기간 동안 2선의 경험과 노하우를 십분 발휘하면서 52.1%의 득표율로 3선에 성공했다.

이 교육감은 선거운동 당시 △학생에게 행복을 주는 교육 △학부모에게 만족을 주는 교육 △교직원에게 보람을 주는 교육 △도민에게 감동을 주는 교육이라는 4대 공약을 제시하며 임기 4년간 명품교육을 완성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당선 이후 이 교육감은 선거기간 강조했던 정책이행 및 공약에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28일 양덕, 우현초 학부모들의 기자회견 사태만 하더라도 하위기관인 포항교육지원청에만 책임을 떠넘긴 채 자신은 제주도로 간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더군다나 기초자치단체장이나 시도지사와 달리 지역의 교육과 관련된 업무에 대한 모든 권한을 갖고 있는 교육감의 경우 확고한 의지만 있다면 이같은 민원은 충분히 해결할 수 있기에 공약이행에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포항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교육감은 명목상으로는 교육부장관 아래에 있는 차관급 지방정무직이지만 그들에게 주어지는 권한은 매우 막강하다”며 “포항의 2개 초등학교 민원도 교육감이 조금만 신경쓴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데도 교육감의 의지가 없어보인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교육계 한 인사도 “이 교육감이 3선에 성공하면서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어지자 지역민원과 공약에 대한 관심도 사라진 것 같다”며 “포항사태를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 제주도에 계속 머무르는 것 또한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박동혁기자

    박동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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