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들에 언어폭력·인권침해 일삼아… 市, 진상조사 착수

최근 폐쇄 파동을 빚다 다시 문을 연 대구의료원 호스피스 병동의 간호사들이 병원 간부에게 지속적인 언어폭력과 인권침해에 시달렸다는 주장이 제기돼 대구시가 진상조사에 나설 전망이다.

대구참여연대는 지난 29일 대구의료원에 근무하는 간호사 등 7명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제보가 접수돼 대구시 감사관실에 진상조사 청구서를 제출했다고 30일 밝혔다.

접수된 진상조사 청구서에 따르면 해당 제보자는 “호스피스 병동에 근무하는 병원 간부의 욕설과 모욕적인 발언 등 잦은 언어폭력에 시달린 간호사들의 이직과 충원이 몇년동안 계속 반복되고 있다”며 “일부 간호사들은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제보자는 “병원 간부는 툭하면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나 `너도 암에 걸려 죽어봐라`라는 말을 내뱉어 간호사들은 자긍심을 잃게하고 있다”며 “물론 일부 환자와 보호자에게도 폭언을 서슴지 않아 민원도 수차례 발생했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구의료원에서 간호사를 호스피스 병동으로 발령 내려고 해도 병원 간부의 횡포에 간호사들이 꺼려하면서 로테이션 자체가 불가능한 지경”이라며 “단순히 급여가 낮아 호스피스 병동 간호사들의 사직율이 높은 것이 아니라 심한 인격적인 모멸감을 감수하며 계속 일을 할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 2008년 6월 호스피스 병동 개설 후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간호사와 관련 직원들이 병원 간부의 언어폭력과 인권침해로 인해 사직하거나 부서이동을 했고 올해만 해도 이 병동의 사직률이 무려 60%에 이른 것에도 잘 나타나 있다”고 폭로했다.

심지어 “각 병동에는 수간호사와 책임간호사, 기타 간호사들이 팀을 이뤄 일하고 있다”며 “그러나 호스피스 병동의 경우 수간호사가 2년 전 김 과장에게 퇴출당한 뒤 책임간호사가 직무대리를 하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다른 병동에는 수간호사급 간호사들이 3명씩은 포진돼 있지만 유독 호스피스 병동만 직무대리 체제인지 조사해보면 최근 호스피스 병동 폐쇄 파동의 진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참여연대 관계자는 “대구의료원 호스피스 병동이 하루빨리 정상화돼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제대로 된 공공의료를 제공해야 한다”며 “대구시는 각종 의혹에 대해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의료원은 지난달 23일 간호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오는 10월1일부터 호스피스 병동 운영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가 최근 비난 여론에 따라 이 같은 방침을 철회한 바 있다.

/김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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