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산업 중심도시로 도약하는 대구
현황과 클러스터

▲ 2015 세계물포럼의 성공 개최를 위해 지난해 열린 대한민국 물산업전을 찾은 시민들이 각 기업들이 전시한 물 관련 제품을 자세히 보고 잇다.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온에 따른 기상이변, 인구증가와 도심집중화, 산업화에 따른 수질오염 등으로 인해 수자원의 위기가 심화되며 물산업이 떠오르고 있다. 물은 이미 물이 아니다. 2013년 세계 물시장 규모는 5천560억 달러로 세계 반도체 시장과 조선시장을 합한 수치에 육박하고 있고 2025년에는 8천65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선진국은 물시장 선점을 위해 물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해 자국 기술경쟁력을 키우고 자국의 물분야 역량을 결집시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며, M&A를 통해 세계시장을 개척자국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0년 말 정부의 물산업 육성전략을 통해 국내 물산업 육성과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실행의지를 보이고 있다. 대구는 국내에서는 물관리 선도도시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으나 해외에서의 인식은 미미한 실정이다. 2015 세계물포럼을 계기로 환경도시의 브랜드를 키우고 물산업의 중심지가 될 수 있음을 세계에 알리고, 향후 블루골드라 불리는 물산업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해외의 선진사례와 우리나라의 물산업 현황을 살펴보고 우리나라의 물산업을 집적시켜 육성이 가능한 물산업의 메카로 대구의 물산업 클러스터 조성의 필요한 이유이다.


싱가포르·이스라엘 등 물부족 국가서 세계시장 강자 부상
대구, 전국 최고 상·하수처리시설로 클러스터 조성 최적지

□세계 물산업 현황

지구 상에 존재하는 물은 해수가 97.5%, 담수는 2.5%이며, 담수 중 대부분 빙하로 인간이 쉽게 이용 가능한 물의 양(지표수, 지하수)는 0.3%에 불과하다. 특히,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강수량이 지역과 시기별로 집중현상이 심화돼 가뭄에 따른 지하수 고갈 및 사막화가 진행, 가용 수자원이 줄어들고 있다.

2011년 세계인구는 62억명 정도이고 이 중 51%가 도시지역에 거주하며, 2030년에 인구가 80억명을 돌파하고 인구거주율이 60%에 달하며 물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수질오염 등으로 가용 수자원이 공급한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 수자원 이니셔티브 보고서에도 “이제는 1970년대 석유파동이 아니라 물파동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고 다국적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2025년 약 27억명이 염분이 없는 담수 부족에 직면하게 되며 세계 국가의 20%가량이 심각한 물부족 사태를 겪을 것으로 예견했다.

물산업 중 비중이 가장 큰 분야는 상·하수 수처리다. 전 세계 어디에도 수처리를 하지 않는 나라가 없는데다 중국·인도, 중동·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분야별 물시장 규모는 상수도 시장이 전체 시장의 43.3%를 차지하고, 하수도 33.5%, 병입수 12.2%, 수처리시설 5.8%, 기타 5.2%로 나타나고 있는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하수도분야는 노후된 인프라시설에 대한 재투자 수요가 증가할 경우 현재에 비해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소재나 부품분야는 해수담수화나 재이용수 등의 수처리시설과 가용 수자원의 한계 및 환경기준의 강화에 따른 처리시설의 고도화로 시장규모가 급속도로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지능형 물 생산·공급 시스템이 각광을 받고 있다. IT기술을 접목해 상·하수의 공급과 사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건설부터 프로그램까지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는 중이다. 프랑스·스위스 등 유럽 기업이 앞서가고 미국·중국 등이 추격하는 형국이다. 우리나라의 세계 물시장 점유율은 0.3%에 불과하다.

물산업 클러스터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 싱가포르는 대표적인 물부족 국가로 정부주도의 대규모 프로젝트인 `4 National Taps`를 추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자국의 물전문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싱가포르 물기업의 상징인 Hyflux사는 2003년 대형 국책사업인 해수 담수화시설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20년간 운영하고 있으며, 적극적인 정부지원으로 세계 유수의 기업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삼투 해수담수화 플랜트인 알제리 Magtaa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싱가포르 클러스터는 세계 우수기업 및 인재를 유치하고 기술개발을 통해 자국 물기업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 클러스터를 통한 토탈솔루션 지향으로 Sembcorp와 같은 세계 10대 메이저 물기업을 탄생시켰다. 싱가포르 물기업들은 세계 물시장 흐름에 발맞춰 기업들의 강점분야를 중점으로 M&A를 통해 부족한 분야의 메이저 기업을 인수하면서 토탈솔루션을 제공해 세계 물시장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물 부족, 주변국과의 분쟁 위험 등에 상시적으로 노출되어 있고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최근 몇 년간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약점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물 안보국가로 도약하고 있다. 17개 부처와 관련 기관이 모두 참여해 물 산업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NEWTech·Novel Efficient Water Technologies)을 운영해 해수 담수화를 통해 2013년 생활용수의 30%를 바닷물로 만들 물로 대체하는 등 해수 담수화의 기술은 세계를 선도한다.

네덜란드는 국토의 20%가 해수면보다 낮고 국민의 21%가 바다보다 낮은 지역에 살고 있다. 국토의 주요 부분이 간척지이고 도랑이나 운하 같은 정교한 물관리 체계로 자신들의 삶을 관리하고 있다. 네덜란드 클러스터는 네덜란드의 지식기반의 도시로 성장해 지식단지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수자원 공학 관련 전공자들이 세계에서 모여드는 교육기관들이 들어섰다. 유네스코 산하 물·환경 교육기관인 IHE는 세계 개발도상국에서 온 450명의 석사 과정과 50명의 박사과정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2003년에 개설된 이 기관은 1957년부터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유네스코가 위탁해 오던 전 세계 수자원 교육과정을 체계화한 것이다.

수자원 관련 지식단지와 함께 델프트를 중심한 남서 네덜란드는 `델타 프로젝트`로 유명하다. 네덜란드는 물관련 정부부처, 공공기관, 기업, 연구소, NGO 등이 결집된 NWP를 설립해 물포럼 개최 후 물산업 육성 및 해외진출 지원, 물산업 개념에 델타기술을 편입, 2008년 델타기술이 전 세계 물산업 규모의 28%를 차지하고 있다.

 

▲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2001년부터 국제행사 및 공공행사 및 민간단체의 공익적 행사에 병입수돗물을 무료로 공급하고 있다.
▲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2001년부터 국제행사 및 공공행사 및 민간단체의 공익적 행사에 병입수돗물을 무료로 공급하고 있다.

□대한민국 물산업 허브, 대구 물산업 클러스터

물산업 클러스터 단지는 넓은 부지와 연구개발을 위한 배후여건이 필요하다. 대구는 물산업 클러스터조성의 인프라 구축의 최적지이다. 우리나라 수질오염사고 페놀사고와 악취사고의 환경오염 도시에서 막대한 시설투자로 전국최고의 상·하수도처리시설을 갖춘 상징성이 크며, 국가산업단지 내 조성으로 신기술의 개발, 적용을 위한 Test-bed로서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환경부와 대구시는 세계물포럼 연계 사업으로 물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여 물산업 육성의 요람이자 국가 물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대구국가산업단지에 3천519억원을 들여 65만㎡ 규모로 2017년까지 조성하는데, 물산업과 기업 육성을 지원하는 물산업진흥시설과 신기술을 테스트할 종합 물산업 실증화 단지, 기업이 자리잡을 물 기업 집적단지의 세가지 기능을 집적시켜 물 기업의 육성과 해외진출에 시너지 효과를 만들게 된다.

물산업 클러스터는 물 관련 신기술과 신제품의 연구 개발부터 실증 상용화, 인증·검증, 실적 확보, 마케팅과 비즈니스 지원 등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고, 클러스터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지방정부, 공공·민간기관, 산업계·학계·연구계를 망라하는 총합적·융합적 참여로 급성장하는 세계 물산업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잡고 국가 물산업의 허브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물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산업발전 측면에서 동종기업 간 네트워킹이 가능하고, 연구기관, 대학 등 상호작용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 특허 등 창출 가능하며, 지역발전 측면에서 물류운송을 위한 인프라 건설, 클러스터 관련 인구유입, 사회·문화적 환경이 조성되는 사회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 및 고용창출이 기대된다.

2015년 제7차 세계물포럼과 연계해 정부와 공공기관, 민간기업, 대학, 연구소가 참여하는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정보 교환, 협력 및 상호 지원체제를 만들어 국내외 물산업 선도기업의 투자 유치, 국내외 기업과 연구소의 연구 참여와 실증화단지 이용 활성화 등 물산업 클러스터의 성공을 통해서 세계 물산업의 중심지가 될 미래를 기대한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