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부환 유럽경제문화연구소장

오는 26일 개막되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맥주축제인 `옥토버페스트`는 닮은 점이 있다. 두 축제가 모두 가을에 열리는 축제라는 점과 10월5일 동시에 폐막되는 시기가 닮은 점이다.

`안동탈춤축제`는 경북의 대표적 축제이자 대한민국의 대표적 축제, 뮌헨 `옥토버페스트`는 독일 바이에른 주(州)의 대표적 축제이자 지구촌이 열광하는 세계적인 축제다. 뮌헨은 바이에른의 주도(州都)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신도청시대가 열리면 안동도 경북의 주도(州都)가 된다는 점에서 닮았다면 닮은 것이다. 훗날 안동탈춤축제가 독일 옥토버페스트 처럼 진정 세계를 열광케 하는 축제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은 물론 앞으로 닮아가야 할 점이다.

독일 바이에른주의 뮌헨 옥토버페스트가 왜 그토록 오늘날 세계인이 주목하는 축제가 될 수 있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독일 바이에른주와 뮌헨의 전통과 역사가 현대와 어우러져 축제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안동의 탈춤축제와도 또한 닮아 있으며, 향후 탈춤축제가 더욱 세계화로 나아가는 데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세계적인 맥주축제인 옥토버페스트의 주인공은 맥주다. 독일 맥주의 전통은 바이에른주 뮌헨에서 시작된다. 독일 가정에서 대중적으로 맥주가 빚어진 때는 중세 때며 약초를 섞어 설사나 구충에서부터 부인병을 방지하는 지혜를 맥주에 담기도 했다. 그러나 맥주에 갖은 약초를 사용하다 보면 환각의 유혹에 빠질 수도 있고 자칫하면 치사에 이르는 위험이 따를 수도 있다.

지금까지 엄격히 지켜지고 있는, 독일 빌헬름4세가 궁정 양조장인 `호프브로이하우스`를 개설하면서 1516년에 공표한 순수맥주 제조법(Reinheitsgebot)도 사실은 이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맥주 제조 시 물을 포함해 맥주보리, 호프, 이스트 등 일정한 원료만을 사용케 하는 것으로, 독일 순종맥주의 혈통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빌헬름 4세가 바로 바이에른 왕가다. 독일 순수맥주 제조법은 바로 바이에른 주에서 공표된 것이다. 물론 바이에른 맥주의 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궁정 양조장인 `호프브로이하우스`는 1830년부터 일반인에게 개방돼 지금까지 뮌헨의 명물로 남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맥주원료인 호프의 세계 최대 생산지도 바이에른 주의 할러타우(Hallertau)지역이다. 독일 바이에른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가 어떻게 명실 공히 세계적인 맥주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었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맥주에는 곁들이는 안주와 먹거리를 생략할 수 없는 법이다. 바로 유명한 슈바인학세(Schweinhaxe)다. 우리나라의 돼지족발 요리로 생각하면 된다. 세계인들은 뮌헨의 옥토버페스트라면 자연스럽게 슈바인학세를 떠 올릴 정도로 세계화된 독일 음식이기도 하다. 슈바인학세 역시 원조(元祖)가 바이에른주 뮌헨이다.

우수개 소리로 진짜 독일 맥주를 음미하려면 바이에른 주의 뮌헨, 뮌헨에서도 왕실의 역사와 함께하는 `호프브로이하우스`란 초대형 맥주집에서 슈바인학세와 함께 마셔야 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호프브로이하우스`는 2~3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뮌헨의 명물 대형 맥주집이다. 독일 바이에른 빌헬름 왕가의 맥박이 전해오는 `호프브로이하우스`에서 정통 맥주와 바이에른州의 원조인 슈바인학세를 시키고 음악을 들으면 그 날 그 시간만큼은 누구나 중세 독일 빌헬름 왕족이 되는 것이다.

전통이라면 `안동탈춤축제` 역시 빠뜨릴 수 없는 부문이다. `안동탈춤축제`의 기준이 되는 하회탈과 하회탈춤은 천년의 세월동안 마을을 지켜주는 보물이자 우리의 얼굴이며 민족문화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

축제에는 먹거리가 빠질 수 없다. 탈춤축제와 결합할 경북과 안동의 역사와 혼이 깃든 전통음식은 없을까. 세계인이 주목 할 전통음식은 탈춤축제의 덤이 아니라 탈춤축제를 세계화 시킬 수 있는 촉매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