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위덕대학교 졸업생의 취업률이 영남지역 4년제 대학중 최고다. 대학알리미 취업통계조사에 따르면, 위덕대 취업률은 71.3%로, 전국 4년제 대학 평균 취업률 54.8%보다 훨씬 높았고, 전국 4년제 일반대학교 189개교 중에서 12위였다. 또 대구가톨릭대는 61.4%. 대구한의대는 68%나 되었다. 이는 영남지역 대학들이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대학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는가를 잘 말해주는 일이다.

위덕대는 다양하고 실용적인 취업프로그램 시행, 체계적인 학생 맞춤형 취업지원시스템 운영, 차별화된 실무중심 교육 등을 실천해왔다. 특히 취업교과목을 정규 교육과정으로 운영한 것이 주효했다. 모 대기업 총수로부터 “대학들은 불량제품을 생산하면서 A/S도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 대졸자를 뽑아 재교육시켜야 일을 시킬 수 있을 정도”라는 비판을 받은 대학들인데, 위덕대, 대가대, 대구한의대 등은 그런 비판에서 벗어나고 있다.

한국폴리텍대학 구미캠퍼스도 빠질 수 없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이 대학은 졸업생 취업률 82.2%를 기록했다. 구미캠퍼스는 경북지역 18개 폴리텍대학 중 2위, 대구·경북지역 27개 대학 중에서 3위, 전국 2, 3년제 대학 종합순위 22위에 올랐다. 이는 지역 기업들의 전문인력 수요가 공급을 앞서간다는 이유도 있지만, 대학이 `맞춤형 교육`으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길러내기 때문이다. 지역의 대학들이 이렇게 발전적인 모습을 보이며 약진을 거듭하고 있는 한편, 걱정스러운 대학교도 있다.

경북대는 함인석 전 총장이 지난달 29일 임기를 끝내고 퇴임한 후 지금까지 후임총장을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후임총장 선발문제는 1년전부터 물색작업이 시작되고, 전임총장 퇴임 이전에 이미 결정이 나 있어야 대학운영에 차질을 빚지 않는데, 경북대는 그 중요한 작업을 실행하지 못했다. 이는 총장선거를 둘러싼 내분과 대학본부, 교수회 등의 갈등이 빚은 결과라고 한다. 교수사회의 `제밥그릇 챙기기`라는 상아탑 답지 못한 행태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제일 큰 걸림돌이 `총장선거 규약` 때문이라 한다. 교수회의의 총장후보측은 당초 안대로 하기를 희망하지만, 대학본부는 개정 규정을 만들어 이미 통과시켜버렸다. 여기서 총장공백상태가 발생했고, 그로 인해 정부의 각종 지원사업에서 소외될 가능성도 있고, 대학의 위상에도 치명상이 될 수 있다. 다른 대학들은 쉴새 없이 발전하고 있는데, 교수들의 밥그릇싸움에 발목이 잡혀 있다는 것은 여간 걱정스럽지 않다. 함인석 전 총장은 퇴임사에서 “재임기간 동안 학내외에 무척 크고 감내하기 어려운 수 많은 사건들과 매순간 고뇌와 결단을 요구하는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이렇게 힘든 총장직을 놓고 왜 마찰 갈등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