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의원, 새누리 전대 후 경북과 선긋기 양상
친이·친박 아우르는 리더부재에 각자도생의 길
최경환·주호영 등 역할 한계 속 잠재적 후보군

“현재 대구와 경북에는 의원들을 한 곳으로 집결시킬 수 있는 구심점이 없다”

지역의 한 국회의원이 개인적인 자리에서 던졌던 말이다. 그는 “과거 18대 국회에서는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지역 정치인들을 한군데 모으는 역할을 했었다”며 “그것이 대통령의 친형이라든가 높은 선수를 자랑했다던가를 떠나서, 구심점 역할을 했던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전 부의장 이전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역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대구 달성군을 지역구로 가졌던 박 대통령은 대구와 경북 의원들을 한군데 모으는 역할을 수행했으며, 이는 자연스레 지역의 공통된 목소리를 내는 효과를 거뒀다. 또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도 대구와 경북지역 의원들의 대변인 역할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대구와 경북에는 지역 정치권을 묶을 수 있을 구심점이 없다는 것이 공통된 견해다.

경북에서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임명된 최경환(경선·청도) 의원과 19대 국회 상반기 국회부의장을 지낸 이병석(포항북) 의원, 3선 의원인 김태환(구미갑) 의원이 존재하고, 대구에서는 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인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과 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 등이 자리하고 있지만 제각각인 지역 정치권을 아우르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우선 3선 국회의원인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지난해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냈고 이명박 정부에서는 지식경제부 장관을, 현 박근혜 정부에서는 국가 예산을 구상하고 집행하는 경제부총리를 맡았다. 아울러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최재오`라는 별명으로 불리우며 새누리당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소문에 휩싸이기도 했다.

반면, 3선 의원이라는 한계와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면서도 친박계의 중심에 서지 못하고 있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실제로 최 부총리의 측근은 “각종 선거를 치르면서 의원의 적이 많아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따라서 최 부총리가 대구와 경북의 차기 구심점이 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게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4선 의원으로 지역 최다 선수를 자랑하는 이병석 전 국회부의장도 역할 수행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전직 국회 부의장에 지역 최다 선수이지만 같은 지역구였던 이상득 전 의원의 그늘에 가려 있었으며, 친이계였던 이 전 부의장이 여타의 친박계 의원들을 모으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주호영·유승민 의원은 현재 대구지역 의원들의 리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4선인 이한구(대구 수성갑) 의원이 존재하지만, 대구지역 정치권에서 이 의원의 역할수행이 미미한 것도 사실이다. 이에 따라, 주 의원은 19대 국회 상반기 대구시당 위원장을 2년간 역임하기도 했으며, 유 의원은 대구지역 의원들의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이들 대구지역 의원들은 지난 새누리당 전당대회와 6·4 지방선거의 대구시장 경선에서 그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는 서청원 의원에 대한 지지를 내비쳤지만 씁쓸한 실패를 겪어야만 했다. 또 대구시장 경선에서는 지역 당원들의 힘을 결집시키지 못하면서 권영진 대구시장의 당선을 지켜봐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대구지역 의원들이 경북과의 선긋기에 나서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주호영·유승민 의원 등이 대구를 넘어, 경북지역까지 아우르기에는 무리인 것이 사실이다.

지역의 한 의원은 “현재로서는 지역 구심점이 없다. 20대 총선의 결과에 따라서 모양이 달라질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 “최경환·이병석·주호영·유승민 의원 등이 잠재적 후보군인 것은 명확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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