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6기 대구·경북 단체장 인터뷰
이강덕 포항시장 당선인

포항시 민선자치 출범 이래 처음으로 경찰행정가 출신의 시장이 탄생했다.

경찰대를 졸업한 22살의 나이로 일선 파출소장으로 경찰 공직에 몸을 담은 이 당선자는 해양경찰청장으로 퇴임하기까지 30여년간 공직 생활을 경험했다.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는 경찰행정가에서 지역 경제와 문화, 복지 등 시정 전반을 경영하는 지방행정가로 변신했다. 공무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다. 기관의 성격이 다르다고 해서 행정업무의 원칙과 실행방식이 다를 수는 없다. 치안행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청와대 치안비서관으로 일했던 오랜 국정경험은 포항시 발전에 더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53만 포항시민의 안전을 지키며 변화를 통해 생동하는 창조도시, 시민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진정한 행복도시 건설을 다짐하는 이 당선인의 시정 구상을 들어봤다.


창조도시 건설 7개 주제 60대 공약
시민 다 잘 사는 행복도시 건설도
교통은 동해안 넘어 한국 중심으로

유망기업·포스텍 동문기업 유치
불빛축제 등 대표축제 더 활성화
영일만항 중심 국제항로 개척도

-그동안 당선인 신분으로 시정업무 보고를 받았다. 포항의 당면 현안사항은 무엇인가.

△포항은 지난 40여년간 영일만의 기적을 이루어 내며 우리나라의 눈부신 경제발전을 주도해 온 자랑스러운 도시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찬란했던 과거가 앞으로의 미래를 담보해 줄 수는 없게 됐다. 세계 철강경기 침체로 철강산업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철강산업 의존도가 높은 포항의 경제가 동반해 위기를 맞으면서 포항의 발전이 정체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인 것으로 보인다.

-포항의 장기 발전을 이끌어줄 시정운영 방향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이제 우리는 `새로운 포항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새로운 포항시대는 매우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요구할지 모른다. 새로운 포항시대는 성장 잠재력이 큰 `강소기업`을 적극 육성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 또한 포항의 입지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환동해 해양수도`로 가꾸어 나가야 한다. 이미 제반 여건이 성숙된 포항의 해양환경에 새로운 해양문화를 선보이고, 새로운 해양관광산업을 유치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뿐만 아니라 포항을 세련된 문화도시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오랫동안 철강도시라는 강함으로 상징되던 포항을 문화와 예술이 흐르고 낭만과 감칠맛이 묻어나는 아름다운 포항으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 같은 목표의 달성을 통해 `사람과 기업이 몰려오고, 지역이 발전하고 그래서 누구나 살고 싶은 포항`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창조경제를 선도하는 도시, 포항`을 만드는 것이고, `생동하는 창조도시 포항`은 지역은 물론 나라 경제의 성장과 발전을 견인하게 될 것이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제시했던 핵심공약은.

△이번 선거를 통해 포항의 도시비전을 제시하고 세부사항을 실천하기 위해 경제성장을 위한 R&D 분야 강화를 비롯한 문화, 환경, 복지, 교육, SOC사업, 도시재생 등 시민이 발전하는 창조도시 포항건설을 위한 7개 주제에 걸쳐 60대 공약을 발표했다. 그 중심에는 작지만 강한 유망 중소기업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포항, 새로운 해양문화가 꽃피고 해양·관광산업이 활성화되는 포항, 낭만과 여유가 묻어나는 아름다운 포항으로 변화시켜 `사람과 돈이 몰려오고 지역이 발전해서 누구나 살고 싶은 포항`으로 만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공약실천 방안을 제시한다면.

△강소기업을 키워낼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을 통해서 포항을 세계적인 첨단 R&D역량을 갖춘 미래주도형 첨단과학 산업기술의 중심으로 만드는 것이 핵심 공약이다. 문화 분야는 `아름다운 문화공간 포항`을 슬로건으로 해양테마관광 활성화, 포항종합관광단지 조성, 지역문화재단 설립을 통해 아름다운 문화의 도시, 수준 높은 도시를 만들 것이다.

환경 분야는 송도·해도동 도시재정비 사업을 시작으로 자연과 사람이 소통하고 머물고 싶은 도시,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풍요로운 삶의 도시건설을 위한 복지 분야는 촘촘한 현장그물 복지행정 강화와 사회적기업 육성, 화상 전문치료센터, 소방안전체험센터 설치 등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또한, 경북도 제2청사 유치와 함께 포항 원도심 재생 사업과 같은 도시공간구조 재편을 통해 시민의 생활이 유쾌하고 즐거울 수 있도록 품격 있는 삶의 도시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장기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역 경제 활성화 전략은.

△포항은 `영일만의 기적`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이끌어 온 자랑스러운 도시이다. 그 중심에는 세계적인 기업 포스코가 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강산업이 세계적으로 침체를 맞으면서 우리나라 철강산업을 이끌어 왔던 포항도 당장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를 맞았다. 이를 위해 KTX 직결노선을 비롯한 고속도로와 철도 등 사통팔달의 SOC 기반을 조기에 확충해서 포항이 동해안을 넘어 대한민국의 교통 중심이 돼야 한다. 그 길을 따라 사람과 자본이 들어오고, 그 길을 통해 포항의 밝은 미래를 열어 가야 한다. 과거 포항이 우리나라의 산업화와 근대화를 견인했다면, 미래의 포항은 국가경쟁력과 나라 경제의 성장과 발전을 주도할 수 있는 창조의 힘이 되어야 한다. 철강중심의 산업구조에서 `강소기업 중심의 창조경제시스템`으로 탈바꿈하는 창조도시 포항을 만드는데 전력을 기울일 것이다.

-지역 산업의 근간인 철강산업의 새로운 발전전략은.

△포항은 철강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포항 제조업의 78.8%가 철강업이고, 지역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7.3%로 절대적이다. 새로운 신성장산업 기반을 마련하지 않으면 도시성장이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현재 포항은 58개의 연구기관과 4천여 명의 석·박사 등 고급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인프라를 바탕으로 그동안 철강 일변도의 산업구조를 첨단제조업으로 다변화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나갈 것이다. 또한 KTX 직결선 개통과 포항~울산 간 고속도로, 동해안 고속도로, 공항, 항만, 철도 등 인프라 구축을 조속히 마무리해 첨단산업육성 및 R&D 기능강화, 금속소재 등 신기술개발사업 추진과 함께 대기업과 중견·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기업 유치에 주력할 예정이다.

-핵심공약으로 내세웠던 `강소기업 육성 생태계 조성` 구상은.

△철강산업을 넘어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술주도형 강소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포스텍 등 지역 대학 출신의 유능한 인재들이 지역에서 활발한 벤처창업을 통해 포항의 산업과 경제를 이끄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강소기업 육성사업전담팀`을 신설할 계획이다. 또한 제4세대 방사광 가속기 구축, 국민안전 로봇 프로젝트 추진, 제2국가핵융합연구소 설립, 바이오메디컬 3D 융합연구단 구축, 창조경제 선도지역진흥재단 설립 등 포항을 세계적인 첨단 R&D 역량을 갖춘 미래주도형 첨단과학·산업기술의 중심으로 만들고자 한다. 이러한 환경이 잘 만들어지면, 전국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포항으로 몰려들고 포항의 도시 기능과 위상도 높아질 것이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구호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포항이 갖고 있는 과학 인프라를 산업에 적극 활용하고 전국의 유망기업과 포스텍 동문기업 유치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

-포항의 해양자원은 철강산업과 함께 포항의 미래를 이끌어줄 소중한 자산이다. 해양물류 및 해양관광산업 활성화 등 해양자원 이용 계획은.

△포항은 경북은 물론 우리나라 동해안의 중심도시이다. 울릉도와 독도, 그리고 동해를 품고 있는 포항을 해양과학, 해양산업, 해양관광 중심도시로 발전시켜야 한다. 경북도내 대학의 해양관련 학과를 유치하고, 미래해양개발을 위한 수중건설로봇 개발사업과 차세대 해양수중글라이더 운용지원센터 조성 등을 통해 동해안 도시전체를 연결해야 한다. KTX 직결선 개통과 포항~울산 간 고속도로의 완공 등으로 포항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포항국제불빛축제와 같은 대표 축제들을 더욱 활성화시키고 지역 고유의 전통문화와 자연·생태자원, 천연자원을 활용한 해양문화 콘텐츠를 적극 개발하는 등 다양한 관광 인프라를 조성할 계획이다. 나아가 포항을 울릉도와 독도를 연결하는 거점으로 만들겠다. 포항운하를 시작으로 동빈내항과 송도, 영일대해수욕장 등을 연계해서 시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조성하고, 호미곶과 구룡포항 정비 등을 통한 포항종합관광단지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영일만항을 중심으로 국제항로 개척에도 적극 나설 것이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

△53만 포항시민이 저를 선택한 것은 우리 포항의 발전을 더 이끌어달라는 기대감임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기쁨보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많은 사람을 만났고, 애환이 담긴 이야기, 포항의 정체성을 몸소 체험했다. 누구나 살고 싶은 행복도시 포항을 만들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쉬지 않고 일하겠다. 한 사람의 큰 목소리보다는 열 사람의 낮은 소리와 소통하며 갈등과 대립이 아닌 화합과 상생의 포항시를 만들어 나가는 시장이 되겠다. 4년을 위해 일하지 않고, 우리 아이들이 더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미래를 설계하는 시장이 되겠다. 함께하는 변화를 통해 함께 만들고, 함께 이룰 것이다.

이강덕 시장 당선인은

△포항시 장기면 출생 △장기 산서초등·장기중·대구 달성고·경찰대학 법학과·고려대정책대학원(석사) △미국 미주리주립대·일리노이주립대 객원연구원 △포항남부경찰서장·구미경찰서장·서울남대문경찰서장 △부산·경기·서울지방경찰청장 △해양경찰청장(치안총감) △대통령비서실 치안비서관 △단국대 초빙교수 △좌우명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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