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호 쇠제비갈매기 작년 이어 집단서식 확인
개체수 더 늘어… 기후변화연구 등 중요한 지표

▲ 알에서 갓 부화한 쇠제비갈매기 새끼들이 이방인이 접근하자 납짝 엎드려 있는 모습. /권광순기자

“삐빅, 삐빅, 삐삐빅”

분명 쇠제비갈매기들의 소리였다. 안동호(湖)에 그들이 또다시 돌아왔다.

본지가 지난해 안동호 한 무인도를 서식지로 삼아 포란에서 부화, 성체로 자란 후 이소(離巢·둥지를 떠남)까지 번식과정을 단독 보도한 쇠제비갈매기<본지 2013년 5월20일자 1면>들이 올해도 집단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오후 본지 취재팀은 안동댐이 축조된 곳에서 8km 거리에 떨어진 `호계섬` 인근 무인도를 재확인한 결과 쇠제비갈매기들이 지난해에 이어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개체수도 크게 늘어났다. 이날 현장에는 22개의 갈매기 둥지와 둥지마다 2~3개씩 모두 47개의 알을 확인했다. 알 숫자를 근거로 가정하면 모두 50여 마리의 암수 갈매기가 이 섬에 집단으로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 무인도에서 100여m 떨어진 또 다른 섬에서도 둥지와 알들이 발견되는 등 지난해 당시 경북대학교 생물학과 박희천 교수 일행이 확인한 14개 둥지에 36개의 알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일부 알에서 이미 부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성인 엄지손가락 절반 크기의 부화된 새끼들은 검은 줄무늬에 연한 갈색의 보호색을 띠고 있었다.

부드러운 마사토로 이뤄진 서식지는 올봄 가뭄 탓에 면적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이곳은 평소 수중에 잠겨 있다가 봄철 갈수기부터 태풍이 발생하는 8월까지 섬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인공적으로 만든 내륙 담수호에서 쇠제비갈매기 서식지의 추가적 발견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 15일 오후 쇠제비갈매기들이 안동호 한 무인도를 중심으로 낮게 날거나 알을 품는 등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집단으로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다.<br /><br />/권광순기자
▲ 15일 오후 쇠제비갈매기들이 안동호 한 무인도를 중심으로 낮게 날거나 알을 품는 등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집단으로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다. /권광순기자

박희천 교수는 “쇠제비갈매기들의 개체수가 낙동강 하구 원래 서식지에서는 점점 줄어드는 반면 낙동강 최상류인 안동호에서 새로운 서식지가 늘어나는 자체만으로 번식환경의 다변화, 기후 온난화 등 여러 문제점들을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낙동강 하구가 국내 최대 번식지로 알려진 쇠제비갈매기는 5~7월까지 한국이나 일본, 동남아 등지에서 알을 낳고 8~9월에 호주와 뉴질랜드로 이동해 겨울을 보내는 여름철새다.

안동/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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