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민들 진도참사 위로 글 대형보드판 빼곡
생환 간절하게 기원… 추모 촛불문화제도 5일째

▲ 지난 22일 밤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

경주 계림연합문화관광형시장사업단이 중심상가 고객쉼터 외벽과 도심 패션의 거리에 설치한 희망메시지 보드에는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마음이 가득했다.

23일 설치한 지 겨우 몇시간이 지나면서 대형 보드판은 글씨를 더 적을 공간 조차 부족할 정도로 많은 학생들과 시민들이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글이 많았지만, 사고발생 일주일이 지났지만 실낱같은 기적을 바라는 염원은 여전했다.

“바닷가에서 놀다가 늦으셨죠. 그래도 저기서 부모님이 팔 벌리며 계시네요. 가서 꽉 끌어안고 웃으면서 말하세요. 다녀왔다고…. 사랑한다고….”

패션의 거리에 설치된 희망메시지 게시판 앞에는 어른들이 가져다 놓은 국화 꽃다발 2개가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국화 꽃다발에는 고인들의 명복을 빌면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리본이 붙어 있었다.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어른들의 안타까운 메시지도 많이 보였다.

“부끄럽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해” “ㅠㅠ 너무 안타까워요. 무능한 정부…. 위에선 편히 쉬세요”“다음 세상에서는 한국에 태어나지 마”
 

▲ 기적을 염원하는 경주시민들의 추모글이 가득 적힌 게시판.
▲ 기적을 염원하는 경주시민들의 추모글이 가득 적힌 게시판.

게시판에 적힌 수많은 글 중에서 유독 이번 사고를 통해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안산 단원고 학생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글이 특히 많았다.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미쳐 피어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마감한 학생들을 특히 가슴아파한 것으로 보인다.

게시판에 적힌 글 하나는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민, 그중에서도 `못난 어른들'의 생각이 집약된 듯했다.

“돌아와서 너희 여행을 망친 어른 녀석들과 멍청한 이 세상, 특히 나랏님을 향해 한소리 해줘야지…. 너희가 이제 제대로 정신박힌 어른이 되어주고 정신 나간 세상을 변화시기키고 이 나라 잘 다스리는 꿈을 꾸어야지…”

한편 경주역광장에서는 23일 밤 8시부터 10시까지 경주시청년연합회가 주관한 희생자 추모 및 실종자 무사귀환 촛불문화제가 5일째 열렸다.

/김종득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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