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권은희 의원 `밀양 시위자가 진도 선동꾼` 글 올렸다 삭제
野 장하나 의원도 구조대원 범죄자 취급 등 부적절한 처신 도마

세월호 침몰참사와 관련한 여야 의원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꼬리를 물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여야 당 지도부는 이번 참사와 관련해 소속 의원 및 당직자들을 상대로 언행에 주의할 것으로 거듭 주문한 상태지만 일부 의원 및 가족들의 부적절한 처신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관련기사 4면>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은 페이스북에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는 선동꾼이 있다는 다른 사람의 글을 게재해 물의를 빚고 있다.

권 의원 등 18명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이나 블로그에 “유가족들에게 명찰 나눠주려고 하자 그거 못하게 막으려고 유가족인 척 하면서 선동하는 여자의 동영상이다. 그런데 동영상의 여자가 밀양송전탑 반대 시위에도 똑같이 있었다”는 글과 동영상을 게재했다.

또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며 정부를 욕하며 공무원들 뺨 때리고 악을 쓰고 욕을 하며 선동하는 이들”이라며 “학부모 요청으로 실종자 명찰 이름표를 착용하기로하자 잠적해버린 이들. 누구일까요? 뭘 노리고 이딴 짓을 하는 걸까요?”라는 글도 올렸다.

권 의원은 첨부된 동영상의 여성이 실제 실종자 유가족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자 자신의 트위터에 “제가 잠시 퍼온 글로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한 뒤 해당 글과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포털사이트에서 권 의원의 이름이 검색어 1위를 차지했고, 권 의원은 동영상 등에 나오는 A씨(41·여)의 진정으로 경찰조사를 받게 됐다.

같은 당 한기호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북한이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간접 비난하자 “북한에서 선동의 입을 열었다”고 주장, 생존자 구조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색깔론을 제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같은 당 유한식 세종시장 후보는 지난 20일 `폭탄주 술자리`에 참석했다가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다.

이밖에 이재오 의원과 김문수 경기지사는 각각 자신의 트위터에 세월호 침몰사고를 애도하는 자작시를 올렸다가 누리꾼들의 비판을 받았고,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정몽준 의원은 막내아들의 `미개한 국민`이란 페이스북 글로 곤욕을 치르면서 사죄문까지 발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측 인사들도 부적절한 처신으로 구설에 올랐다.

지난 17일 박근혜 대통령의 진도체육관 방문때 사회를 본 송정근(53)씨는 지방선거 새정치연합 예비후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윤리위는 논란이 확산되자 23일 긴급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송씨의 제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광주시당위원장인 임내현 의원은 20일 광주에서 개최된 마라톤 대회에 `국회의원 임내현`이라고 적힌 조끼 등을 착용하고 참석해 논란을 빚었다.

같은 당 장하나 의원은 지난 17일 트위터에 “선내 진입 등이 이렇게 더뎌도 될까. 이 정도면 범죄 아닐까”라는 글을 올려 구조대원을 범죄자 취급하는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부 의원들의 돌출언행에 대한 자제를 거듭 촉구한데 이어 `희생자 가족과 국민에 상처를 주거나 사실이 아닌 얘기를 해서 혼란을 주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소속 의원들에게 발송했다.

새정치연합도 이날 열린 원내대표단-여객선 침몰사고 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실수하지 않는 게 최선”이라며 특히 의원들에게 SNS 활동에 유의하고 골프·술자리를 자제할 것 등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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