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중앙상가 화장품매장 `럭키백`행사 화제
“교환·환불 안되고 재고처리 여부 주의해야”

▲ 화장품 업체 `미샤`의 럭키백.

“뭐가 들어 있을지 궁금해서 사봤어요”

직장인 정모(30·여)씨는 1일 회사 점심시간을 이용해 포항 중앙상가의 한 화장품 매장을 찾았다. 이날부터 진행되는 화장품 업체 미샤의 `럭키백`을 호기심에 구매하기 위해서였다.

매장에는 벌써 정씨 외에도 럭키백을 구매하러 온 고객들이 있었고 내용물에 대해 문의하는 사람도 보이는 등 인기를 실감케 했다.

럭키백(Lucky bag)은 일정한 가격의 패키지에 무작위의 상품을 넣어 비공개로 파는 것이다. 포장된 패키지 안에는 구매한 가격보다 훨씬 비싼 상품이 들어 있을 수도 있어 한마디로 구매자의 `행운(Lucky)`에 따라 내용물이 결정된다는 이벤트 형식의 마케팅이라 볼 수 있다.

미샤 매장 관계자는 “오전에 문을 열고 평소보다 훨씬 많은 손님이 매장을 찾았고 럭키백을 사갔다”며 “1일부터 럭키백을 판매한다는 사실을 알고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담겨 있는 이른바 `럭키백(Lucky bag)`형식의 이벤트가 각종 업계에서 떠오르는 마케팅 전략이 되고 있다. 이는 일본에서 `후쿠부쿠로`라 불리며 에도시대 상인들이 남은 물건을 한 봉투에 담아 싼 가격에 팔던 것에서 유래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시즌이 지난 재고 상품을 처리할 수 있는데다 럭키백 행사로 마케팅 효과까지 톡톡히 누릴 수 있어 이런 이벤트를 여는 업체가 부쩍 늘었다.

이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인기가 많은 것은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 2007년 `스타벅스 럭키백`을 한정수량으로 판매하기 시작했고 스타벅스 다이어리, 컵, 텀블러, 인형, 기념품 등 다양한 상품이 들어 있어 해마다 럭키백 판매일이 되면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매장에 줄을 서는 광경도 목격된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럭키백을 사서 미처 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웃돈을 붙여 파는 일명 `되팔이`까지 등장하기도 했고, 이후 업계들도 하나둘씩 럭키백 이벤트에 동참해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 역시 `티켓 럭키백`이벤트를 열었다. 3만원에 구입하면 뮤지컬 티켓, 영화예매권 등 총 18종의 상품 중 하나를 받을 수 있으며 판매를 시작한 지 5분도 안돼 선착순 1천개가 모두 매진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럭키백 이벤트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도 나오고 있다. 업계들의 럭키백 이벤트가 `사행성`이 아니냐는 지적과, 한번 구입하면 특성상 교환과 환불이 불가능 한 점에서 소비자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시민 최모(40·남구 오천읍)씨는 이에 대해 “업계들이 럭키백을 감언이설로 고객들을 모아 재고처리에 쓰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구매하는 사람도 무조건 호기심에 사지 말고 꼭 필요한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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