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성악가 우주호씨 포항오페라단장 취임

포항 출신의 세계적 성악가인 바리톤 우주호(47·사진)씨가 지난달 27일 포항오페라단장으로 취임했다.

우씨는 성악을 통해 문화 사각지대인 농촌에 희망을 준다는 신념으로 20여년째 소외지역을 직접 찾아가 재능기부 음악회를 여는 범상치 않은 음악가다.

한양대 음대와 이탈리아 베네벤토 국립음악원, 산타체칠리아 국립아카데미를 졸업한 뒤 지난 1998년 귀국한 우씨는 프로 오페라 무대와 독창회, 평소 문화생활을 제대로 접할 수 없는 농촌지역이나 병원, 양로원 등을 돌아다니며 클래식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고향인 포항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한국오페라의 세계화를 위해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다”는 우씨를 2일 만났다.

20년 이상 문화소외 농촌지역 찾아 재능기부 음악회로 `희망의 소리`
오페라 `겸재 정선 진경산수화`·`한국창작오페라 페스티벌` 등 열 터

-예술은 우리의 고단한 삶을 위로해 준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오페라는 어떤 장르인가.

△ 오페라는 어렵지 않고 누구나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예술이다. 일반 대중에게 어려운 예술로 느껴지곤 하는데 오페라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보고, 듣고, 감동하면 된다. 오페라가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대중이 오페라를 접할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귀에 익숙한 노래일수록 공연장에서 느끼는 감동이 더욱 커지는 것이다. 평소 라디오에서 나오는 오페라 프로그램을 들으며 노래에 익숙해지면 오페라를 쉽고 친근하게 즐길 수 있다. 유럽 르네상스 말기인 1597년에 이탈리아 피렌체의 바르디 백작 저택에서 만들어진 오페라는 그리스 시대의 시와 신화 등 이야기에 음을 붙인 것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오페라 내용은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러시아, 프랑스 등 유럽의 오페라극장에서는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함께 오페라를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대중적이다.

-예술의 각 장르가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오페라의 대중화와 지역민들의 정서함양을 위한 포항오페라단의 올해 계획을 소개한다면.

△포항오페라단은 지난 10년 동안 지역 문화발전을 위해 나름의 역할을 해 왔다. 올해 사업으로는 우선`문화로 놀자`라는 콘셉으로 여러 사업들을 진행하고자 한다. 해마다 하고 있는 정기공연과 갈라 공연, 찾아가는 음악회 등을 통해 문화소외계층 및 다문화가족 등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문화를 즐기고, 어렵게만 생각했던 오페라를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공연 이외에도 오페라 투어 여행이나 오페라 강좌 등을 마련해 누구나 쉽고 친근하게 오페라를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해 11월 무대에 올려 호평받았던 창작뮤지컬 `겸재 정선 진경산수화`를 오는 10월에 창작오페라로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국립오페라단과 이탈리아 유명 극장 무대에 섰던 노하우를 도입해 감각적인 무대와 화려한 의상, 수준높은 성악가 등 오페라의 매력을 한 무대에 담을 계획이다. 지역의 문화콘텐츠 개발에 많은 가능성을 열어 주는 선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포항오페라단이 올해로 창단 10년을 맞았다. 올해 포항오페라단이 새롭게 나아가야 할 길을 짚어본다면.

△오페라단을 이끌어가는데 가장 큰 어려움은 뭐니뭐니해도 재정적인 문제다. 오페라는 워낙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는데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모자란 재정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롭게 구성된 오페라단 후원회원들과 의견을 나누어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예산 이외에도 오페라단을 매개체로 사회 각 부문이 활성화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문화의 건전한 네트워킹 구축이라는 표현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지역경제 활성화 등 음악의 사회적 역할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시민이 자랑스러워 하는 예술단체로 발전시키겠다.

또한 K오페라의 세계화를 위해 달리고 싶다. 최근들어 K팝, K드라마 등 한국문화의 힘이 세계를 쥐락펴락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창작오페라 페스티벌` 등을 개최해 한국 오페라의 부흥을 일으키고 싶다. 한국인이야말로 오페라에 적합한 성대를 지녔고, 한국인의 음악에 대한 사랑이 뜨겁기 때문에 한국 오페라의 부흥이 올 것이라고 기대한다.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오페라의 음악은 불행한 사람이 불행하지 않게, 희망을 꿈꾸는 사람에게 희망을 준다.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순화된다. 많은 시민들의 오페라 사랑을 당부 드리고 싶다. 음악은 관객과 소통해야 진정한 의미를 지닌다. 좋은 음악으로 사회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은 바람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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