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는 3번의 선거가 치러진다. 6·4 지방선거, 7·30과 10·2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그것이다. 여야는 이 3번의 선거를 2번으로 줄일 생각이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불과 몇달 사이에 대규모 선거를 계속 치르면 비용과 행정 측면에서 낭비가 있고, 국민적 피로도 증가한다”면서 “6월 지방선거를 치를때 이미 확정된 7월 재보궐선거를 함께 치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10월에 재보궐선거를 합치자고 한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7월 선거와 10월 선거를 묶어 10월에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는 것이 정치 일정상 비용상 타당하다”고 했다.

6월에 두 가지 선거를 몰아서 하든, 10월에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함께 하든 그것이 무슨 큰 차이가 있겠는가마는 `정당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이·불리(利·不利)가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예산과 행정력의 낭비를 줄이는 일이라면 `납세자인 국민`의 입장에 서서 봐야 한다.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 횟수 조정은 공직선거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므로 우선 이 일을 논의해야 한다. 당리당략에 매몰되어서 국민의 뜻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최근 지방자치단체에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진다. 예천군은 2012년부터 계약원가심사제를 도입했는데, 이 제도가 예산절감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2013년도에는 총 7억1천만원을 절약했다. 사업부서에서 공사나 용역·물품을 계약하기 전에 적정 원가를 다시 산정해 예산낭비 요소를 최소화하는 것이 이 제도의 요체이다.

구체적인 실적을 보면, 2013년에는 총 43건의 공사·용역 및 물품구매 등 207억원 규모의 사업을 대상으로 원가심사를 한 결과 공사비 4억9천400만원, 용역비 1억9천만원, 물품 구입비 2천600만원 등을 절약했으며, 이는 심사요청금액의 3.42% 절감에 해당한다. 특히 율현도로 확포장 공사의 경우 현장여건에 맞는 다짐장비와 운반장비를 적용하고, 또한 기존 구조물 깨기에서 국도건설공사 설계사무요령에 따라 깨는 양을 조정함으로써 6천10만원을 절감했다. 이현준 예천군수는 “원가심사제도는 예산절감뿐만 아니라 부실공사를 사전에 예방하여 공사의 효율성을 높이는 등 일석이조의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실망스러운 모습도 여전히 보인다. 대구 서구의회 의원 9명은 최근 대만연수를 다녀왔다. 지방선거가 있는 해에는 유독 선출직들의 외유가 빈번하다. 재입성이 보장되지 않으니 “일단 내 몫부터 챙기고 보자”고 하는 심산이다. 말은 연수지만 여행사가 짠 일정이라 관광이 대부분이다. 도착하자 마자 마사지 서비스부터 받고, 시간약속도 잘 지키지 않아 현지 가이드가 골탕을 먹기 일쑤라 한다. 이런 해외연수는 예산·시간낭비일뿐 생산적인 면은 전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