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CEO후보추천위원 6명은 만장일치로 권오준 사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천거했다.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는 그의 공약이 추천위원들의 마음을 산 것이다. 한 추천위원은 “연구소에 계셨던 분이라 처음에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았으나 면접을 해보니 철강의 근원적인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술과 마케팅을 접목해 포스코의 경쟁력을 먼저 높이고, 그 다음에 에너지 분야를 키우겠다는 복안도 가지고 있더라”라고 했다. 권 내정자는 평소 “포스코가 앞으로 30년을 먹고 살 것은 기술밖에 없다. 기술 기반의 회사가 돼야 한다”고 했다.

권 내정자는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파이넥스공법의 일등공신이다. 남들이 다 하는 방법으로, 남들이 다 만드는 철강제품으로는 앞설 수 없다. `싼 값의 일반 제품`은 후발 주자들이 맡을 분야이고, 세계 최강의 포스코라면 차별화된 특별한 기술로 특별한 제품을 만들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 주창하는 `창조경제`의 핵심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과학 입국·기술 입국`이 바로 창조경제인데, 권오준 내정자는 거기에 가장 잘 부합하는 기술인재이다.

권 내정자는 1950년 경북 영주에서 태어났고, 서울대 금속공학과, 캐나다 윈저대 대학원을 거쳐 피츠버그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RIST에 입사해 2007년 포스코 기술연구소장이 됐고, 2011년 포스코 기술총괄장(부사장)을 거쳐 2012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오로지 기술 외길을 걸어온 그의 지론은 “기업이 스스로 새로운 것을 만들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지속적인 R&D 투자 노력만이 살 길”이란 것이다. 기술개발, 소재발굴, 신성장 동력 창출, 이것이 바로 창조경제의 관건이므로 이번에 추천위원회가 권 오준 사장을 천거한 것은 매우 적절했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이다.

포스코 회장이 가져야 할 역량 중 중요한 것은 경영능력인데, 권 내정자에게 부족한 것이 이 부분 아닌가 하는 우려의 소리도 있다. `잃어버린 5년`이란 말도 나오는데, 2007년 7조원을 넘었던 영업이익이 이듬해 3조원대로 추락했고, 그 후 그 범위내에서 맴돌고 있다가 지난해에는 2조원 대로 추락했다. 비철금속의 해외 진출 때문에 수익성이 낮아졌고, 빚을 많이 졌다. 또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에 3조원을 투입하는 등 총 5조원을 인수합병에 쏟아부었는데, 사업 다각화도 좋지만 `문어발 짐`을 지고 가기가 매우 버거울 것이다.

`민영화된 공기업`이란 말이 시사하듯 포스코는 정·관계의 입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따라서 포스코 회장은 이 부분에서도 역량을 보여야 한다. 기술력에 경영능력까지 구비, `포스코 제2도약`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