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부터 내달 23일까지
경주 갤러리라우 `박수근 3대전`

▲ 박수근 화백의 맏딸 박인숙 작가가 그린 `고향`.

한국 근대미술의 대표적 서양화가인 박수근(1914~1965년) 화백과 그의 자녀, 손자의 작품이 한 자리에 모인다.

경주 갤러리 라우(관장 송휘)는 오는 9일부터 2월23일까지 박수근 가(家)의 3대 예술세계를 볼 수 있는 `박수근 3대전`을 마련한다.

전시회에는 `나목과 두 여인`, `기름 장수`, `농악`, `호랑이`, `네 사람`등 박수근 화백의 목판화 20점과 그의 맏딸 박인숙(71) 작가의 고향의 그리움을 표현한 작품, 박 작가의 아들 천정현(43) 작가의 도자기가루를 활용한 평면 작품 등 모두 48점이 전시된다.

박수근 화백의 작품은 갈색 계통의 색이 많이 사용된 반면 박인숙 작가의 작품은 녹색의 은은함이 감돈다.

특히 거친 마티에르 기법으로 서민의 삶을 담아`국민화가`로 불리는 부친인 박수근 화백 그림 질감이 차분하다면 그녀 작품은 부조감이 강하다는게 갤러리 측의 설명이다.

박 작가는 중학교 미술교사로 재직하다 지난 2006년 교장으로 퇴임했다. 이후 전속 화랑이 생길 만큼 평단에서 인정받고 있는 화가다. 아버지의 기법을 고스란히 이어받아 특유의 소녀 감성으로 동화 같은 그림을 그린다. 아버지를 추억하며 그의 생전 모습을 담은 연작 시리즈도 그리고 있다. 국전에 15,16,17회 입상한 작가는 지난 2008년에 진갤러리에서 재8회 개인초대전을 가졌다.

그녀는 이번 전시회에 앞서“고향의 풋풋한 흙내음과 새들의 속삭임, 황소의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고향길, 언제나 어머니 품속같은 포근함과 정겨움이 고향의 노래가 되어 그리움으로 머문다. 붓을 들고 고향속으로 들어가 마음껏 표현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천정현 작가는 공예를 전공한 신진 작가로 이번 기획전에서 도자기 가루를 오브제로 독특한 화면을 선보이는 평면 작품과 도자기 공예 작품을 선보인다.

천 작가는 공예과를 나와 디자인 관련 일을 하다가 뒤늦게 그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생활이 불안정하다고 생각해 작품 활동을 포기하고 취업을 했지만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아 어머니의 권유로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천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인간의 감정은 마치 자연의 변이와 같다. 고요와 적요에 닿기 위해 인간과 자연이 내뿜는 그것(Eruption)은 어쩌면 자기치유를 위한 몸부림이다”라고 적고 있다.

갤러리 라우 송휘 관장은 “근대 화단의 거목 박수근 화백의 혼이 깃든 작품을 비롯해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딸과 손자 등 3대의 예술세계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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