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군 소천면 분천역이나 강원도 정동진역은 지금쯤 설경(雪景)을 구경하는 관광객으로 북적일 것인데 지금 철도파업으로 적막강산이다. 수도권 관광객이 하루 1천명, 주말에는 1천500명에 이르는데, 관광열차가 끊어진지 20일 가까워 온다. 잡화점들과 농산물 임업부산물을 판매하는 생계형 서민의 삶이 파탄 지경이다. 산업활동에 주는 타격은 국가경제를 흔든다. 시멘트, 철강, 광석 등의 공급부족이 심각하다. 수송량은 30% 수준으로 떨어졌고, 자칫 공장 가동이 중단될 위기다. 국가경제야 어떻게 되든 서민생활이야 피폐하든 말든`내 욕심`만 생각하는 노조의 극단적 이기심이 가증스럽다.

시멘트, 철강, 석탄 운송에는 반드시 수작업이 필요하고, 생계형 일용직들이 이 일로 살아가는데, 지금 이들이 수입원을 잃었다. 한국 화주협회는“납기 차질에 따른 바이어의 이탈 움직임이 예상된다”며 걱정한다. 코레일의 경영악화는 당연하다. 화물 수송 축소에 따라 하루 수입이 8억~9억원씩 감소하고, 여객 운송 차질에 따라 하루 4억원씩의 수입이 감소되고 있다.

2005년 철도공사 출범 후 지금까지 총 4조5천억원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으며, 전국 24개 노선 가운데 KTX노선과 경인선을 제외한 22개 노선은 모두 적자다. 그래서 코레일은 295개 공공기관 가운데 부채 과다 공기업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금까지 총 17조에 달하는 부채를 갚으려면 열심히 일을 해도 모자랄 것인데, 하루 최소 12억원 씩의 적자를 누적시키는 파업을 장기간 이어가고 있다. 이성적 판단을 하는 철도노조가 아니다. 하기야 귀족노조 치고 이성적으로 행동한 예가 없다. 오직 `나의 이익`만 생각할 뿐이다.

철도노조원 중에는 사장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직원이 400명 가량 된다. 억대 연봉이란 소리다. 평균연봉은 7천만원에 육박한다. 이런 귀족노조가 매년 적립하는 기금은 20억원이 넘고, 파업으로 해고당한 노조원들에게 매월 400만원이 넘는 돈을 이 기금에서 지급하고 있다. 다른 기업 노조들은 기금 고갈로 파업동력을 잃어가는데, 철도노조는 아직 든든하다. 월급 200만원도 못 받고 상여금 한 푼 없는 중소기업 종사자들은 기금이 없어 파업도 못 한다. 파업은 귀족노조의 전용 무기다. 그래서 `철도 마피아`란 말까지 나온다. 교통대 출신 동창들 끼리 `파업단결`도 잘 한다는 뜻이다.

코레일의 적자는 전액 국민혈세로 갚아야 한다. 귀족노조의 그 높은 연봉도 국민의 주머니를 털어서 받아낸 돈이다. 파업에 의한 손실도 국민이 메꿔야 한다. 세상에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는가. 명분 없는 불법파업으로 인한 국가경제 손실은 반드시 노조가 책임지게 해야 한다. 귀족노조는 결코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