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부문作
인간의 손에 닿지 않는 존재 포착 사진작가 권부문(58)의 `군인들 1978`전이 다음달 1일까지 대구 봉산문화회관 제4전시실에서 열린다.

1976~1978년 기간 동안 전방 5군단 사진병으로 군복무를 하던 작가 권부문은 자신과 만나 서로를 알아가던 군인들과의`사진적 대면` 을 이번 전시회에 선보인다.

작품 속, 누구나 기억을 떠올리듯 군복을 입고 있는 `군인들`은 대체로 무표정하다. 대개의 `군인들`은 20살 전후의 여린 감수성의 시기, 혹은 정신적 성장과 자기 가치관을 형성해가는 청년시기에 `군`이라는 특정한 시공간의 상황에 처해지면서 자기답지 않은 시간과 자존적 인격에 대한 위기, 불안 등을 경험하게 된다.

이들을 사진이미지로 남긴다는 것은 나라의 분단 역사와 사회 환경에 연관된 의무 병역이라는 특정 상황, 그 한계적 일상 속에서 버텨내고 있는 심리적 부담과 자유롭지 못한 생활의 면면이 드러나는 것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권부문은 `사진적 대면`이라는 태도로 자신이 처한 특정한 세상과 주변을 이해했다.

가치나 대상, 상황에 대해 경험과 기억을 통해 준비된 반응 상태를 `태도`라 한다면, 작가의 `사진적 대면`은 개입이 아니라 그들의 면면이 오롯이 드러나도록 유도하는, 어떠한 용도로부터도 벗어나는 `지워내기`, 어떤 설명이나 해석도 덧붙이지 않는 `그대로 마주보기`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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