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미래, 해법을 찾는다(1)
철강일변도 산업구조 개편 시급

▲ AP포럼 미국방문단 일행들이 미국 피츠버그대학에서 브리핑을 받기전에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철강도시 포항의 철강업이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 철강업에 의존하고 있는 포항시민들의 시름도 덩달아 깊어지고 있다. 철강 이외의 다른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제 철강일변도의 산업구조를 첨단 과학, 그린도시로 변화를 시도해야 할 때다. 전면적인 도시재편이 시급한 것이다. 지역 경제인과 학계인사들은 미국의 철강도시 피츠버그와 공업도시였던 시애틀을 포항이 앞으로 롤 모델로 삼아야 할 곳이라고 지적한다. 포항이 닮아야 할 두 도시를 최근 벤치마킹하고 돌아 온 `AP포럼`인사들과 지역 각계 전문가들의 고견을 토대로 포항의 미래 해법을 제시해 본다.


`40년 철강도시` 자랑스럽지만 미래는 담보못해
몰락했던 美 피츠버그·시애틀 부활 벤치마킹을

◇글 싣는 순서
-철강일변도 산업구조 재편 시급
-지역 우수대학 활용·연계 절실
-포항의 첨단과학인프라 활용해야
-풍부한 해상관광산업 발전시켜야
-`AP포럼`미국방문단 지상 좌담

□포항이 닮아야 할 피츠버그

미국의 피츠버그는 포항을 쏙 빼닮은 철강도시다. 이 도시는 과거 미국의 철강산업 메카로 엔드류 카네기가 1901년 설립한 US스틸로 90여년 동안 호황을 누렸다. US스틸은 미국 전체 철강소비의 약 3분의2를 생산하는 업체로 연관 공장만도 약 1천여개 달하는 거대 철강도시였다. 그러나 1983년 몰아닥친 불황으로 고용률이 40%나 떨어지면서 70만명에 육박했던 인구가 30만명으로 줄어들어 미국 내 도시순위도 10위권에서 4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런 위기 속에서 피츠버그가 택한 전략은 바로 산업구조 재편. 시 정부는 지역 대학연구소에 예산을 쏟아 부었고, 민간단체와 대학들도 협력체를 구성해 도심재건에 나섰다. 그 결과 새로운 사업체들이 하나 둘 피츠버그에 자리를 잡았고, 철강업체가 떠난 곳에는 컴퓨터공학, 바이오의학, 교육, 관광 등의 산업이 메우면서 `그린도시`로 변신하는 기반을 만들었다.

이런 변신에는 대학의 역할도 컸다. 카네기멜론대학은 경제인 창업을 맡았고, 피츠버그대학은 의료분야를 접목, 발전시켰다. 또 이런 변신에 중요한 역할을 한 곳은 민간단체 `엘러게니컨퍼런스`였다. 엘러게니컨퍼런스는 2년여동안 컨설턴트를 자처했고, 지역의 대표 리더들도 가세해 오늘의 피츠버그를 만들었다.

□포스코와 보잉의 닮은 꼴

보잉사가 있는 시애틀도 포항이 주목해야 할 곳. 시애틀은 보잉이 어려움을 겪으면 도시경제도 함께 불황에 허덕이는 구조였다. 마치 포스코가 어려우면 포항경제가 휘청거리는 것과 비슷하다. 포항에 포스코가 있다면 시애틀은 보잉이라는 세계적 기업이 있다는 점이다. 시애틀은 1, 2차 세계대전 때 조선과 항공산업의 메카였다. 철강, 알루미늄 등 관련 산업이 크게 발전했으나 이후 보잉사가 휘청거리면서 도시전체가 깊은 침체기를 맞았다. 시애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적인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닷컴, 스타벅스 등을 유치해 오늘의 도시가 된 것이다. 이런 과정은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이 아니라 시애틀시와 워싱턴대학, 지역 연구소 등의 합작품이었다. 특히 시애틀의 워싱턴대학은 학생수가 4만명이 넘으며 이런 도시재편 등 변화과정에 대학이 큰 역할을 담당했다.

□포항, 지금부터 미래 준비해야

포항시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첨단과학, 로봇, 그린바이오, 신소재산업 등을 더욱 구체화하고 특성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경제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리고 포스텍이나 리스트, 포항테크노파크 등의 기관과 연계한 정책들을 끊임없이 발굴해 내야 한다는 것. 피츠버그도 단기간이 아닌 20~30년 동안 준비하고 노력한 결과이듯, 포항도 지금부터 미래를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두 도시를 보고 온 나주영 포항철강관리공단 이사장(제일테크노스 대표)은 “포항은 아직 글로벌 기업 포스코가 건재하고, 세계적인 대학 포스텍과 연구기관 리스트, 포미아, 방사광가속기, 철강대학원, 테크노파크 등 우수한 기관이 많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고 접목하면 미래가 밝다”며 “포항에는 또 아름다운 항구를 끼고 있는 도시다. 영일대해수욕장과 죽도시장, 포항운하, 호미곶 등 해상관광산업을 연계, 발전시키면 충분히 성공도시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또 “포항(포스코)이 앞으로 지향해야 할 산업구조도 철강뿐만 아니라 신소재, 신재생에너지, 첨단소재산업 쪽으로 재편하는 것도 하나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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