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수호의지, 신명으로 녹여낼 겁니다”

품바 명인 이계준(53·사진)씨가 `왕초 품바` 2천회 공연을 기념하는 공연을 갖는다. <관련기사 11면> 국내 유일한 품바 명인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이씨는 1981년부터 국내외에서 독특한 삶의 애환과 해학이 녹아 있는 공연으로

관객들에게 신명과 풍자 그리고 진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이씨를 21일 본사 회의실에서 만났다.

포항·울릉도 공연 이어 내달 도쿄 무대 준비
신디사이저 피아노 곁들인 실험적 공연 `독특`
누더기옷 입고 춤추는 각설이 타령과는 달라

-이번 `왕초 품바`2천회 공연 기념 행사에 대해 소개한다면.

△`왕초 품바`2천회 공연은 25일부터 27일까지 울릉도 도동항 해변공원에서 갖는다. 울릉도·독도 관광객과 주민 등 5천여명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앞서 22, 23일에는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영일대에서 포항 관객들에게 선보이며 8월13일부터 17일까지는 일본 도쿄 시비야 공회당에서 재일교포 2천200명에게 공연한다. 특히 이번 행사는 일본이 여전히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등 망발을 남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 서민문화의 한 축을 이어온 품바를 통해 항거하고 국민들에게 일본의 야욕을 알려 국토 수호 의지를 확실히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왕초 품바`의 매력을 소개한다면.

△`왕초 품바`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으로 구전민요인 각설이타령을 기초로 마당극 양식과 무대극 양식을 결합해 만든 독특한 형태의 공연이다. 관객들이 알고 있는 누더기 옷을 걸친 채 더벅머리 가발을 하고 한바탕 우스꽝스런 몸짓으로 흥겨운 춤을 추는 각설이타령과는 분명 다르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전통사회와 현대, 순수 대중의 사이를 넘나들며 서민들의 삶을 풍자와 해학적으로 풀어내면서 신디사이저 피아노 연주와 함께 어우러지는 실험성을 가미한 공연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연극이다. 여기에`독도는 우리땅`퍼포먼스를 중간 중간 펼치게 된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역사왜곡을 규탄하고 독도가 엄연한 우리 땅임을 잊지 말고 자부심과 애호사상을 가져야 할 것을 알리게 된다. 관객들도 공연장에 준비된 태극기를 흔들며`독도는 우리땅`노래를 부르는, 배우과 관객이 함께 즐기는 공연이다.

- 품바 명인이 되기까지 삶은.

△1978년 서울민예극단에 입단해 전국연극제 대통령상, 서울연극제 대상 등 연극배우로 활약했다. 국악인 조상현 국창, 신영희 명창으로 부터 사사받았고 1981년 충남에서 50일동안 각설이 체험을 하면서 한 노파로 인해 사랑 나눔 정신을 배우게 됐다. 이를 무대화 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왕초 품바`공연을 시작하게 됐다.

광복 직후 서민들의 애환과 삶을 다룬 다른 품바 공연과는 달리 한 인간이 품바로 태어나 각시 품바와 결혼하고 살아가는 인간의 희로애락에 중점을 둔 줄거리와 북 장단 이외에 전자 오르겐 연주가 연극 곳곳에 곁들여진 특색있는 연출 등이 입소문을 타면서 독일, 일본, 중국 등 해외 초청공연을 가져 호평받기도 했다.

- 마지막으로 이번 공연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말이 있다면.

△`옛정서`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관객들에게 젊은 시절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또 하나의 선물이 될 것이다. 또한 젊은이들에게는 `품바`의 풍자와 해학을 통해 함께 고민하고 울고 웃는 시간이 될 것이다. 품바 인생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 보고 재충전의 시간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