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서도 A·B 팀 나눠
빈부 위화감 조성 지적

대구와 경북지역 초·중·고등학교의 수학여행 비용이 학교에 따라 무려 65배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원진(대구 달서병)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2년 대구경북 수학여행경비 현황(대구 초중고 192개, 경북 초중고 608개)`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군위 부계초등이 지난해 싱가폴 등 동남아 수학여행 경비로 1인당 131만3천 원을 부담한 반면, 문경 산북초등은 강화도 수학여행 경비로 1인당 2만 원을 부담해 두 학교간 무려 65배의 격차를 보였다.

수학여행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든 곳은 주로 사립학교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정화여고는 지난해 중국 수학여행 경비로 1인당 79만5천 원을 부담한 반면, 경북사대부고는 문경·영주 수학경비로 1인당 5만2천 원을 부담해 두 학교의 수행여행 경비는 15배의 차이를 보였다.

대구지역 초중고 수학여행 경비 상위 10개교의 경우, 초등 1, 2위는 대구삼육초(34만2천 원) 계성초(24만4천원)이며, 중학교는 대구중앙중(29만3천원) 심인중(15만9천 원) 정화중(15만7천 원) 등 1~3위, 고등학교는 정화여고(79만5천 원), 덕원고(71만1천 원), 경신고(60만5천 원) 등 상위 10곳 중 9곳이 사립학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은 초등의 경우 상위 10곳 모두 국·공립학교이었으나, 중학교는 포항제철중(34만3천 원), 성의중(33만 원), 한일여중(32만3천 원) 등 상위 1~5위, 고등학교는 상위 10곳 중 7곳이 사립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지원청 별로는 지역간 격차가 컸다.

대구의 경우 상대적으로 부촌인 수성구를 포함한 중구, 동구를 관할하는 동부교육청이 초·중·고 각각 평균 9만4천353원과 10만4천171원, 32만870원을 사용한 반면, 초·중학교는 달성교육지원청이 각각 8만1천원과 9만5찬250원으로,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서부교육지원청이 23만7천83원으로 각각 가장 낮았다.

경북의 경우에도 초등학교 중에서는 부계초등학교의 영향으로 군위교육지원청 평균이 47만8찬333원으로 가장 높았고, 문경교육지원청이 4만6천993원으로 가장 낮았으며, 중학교는 김천교육지원청이 평균 19만4천500원으로 가장 높고, 울릉교육지원청이 4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고등학교는 문경교육지원청이 58만1천750원으로 가장 높고, 군위청이 14만2천원으로 가장 낮았다.

학교 간 수학여행 경비의 심한 격차도 문제이지만, 학교내에서도 편차가 심해 소속 학생 간 위화감을 조성할 우려도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김천고의 경우 지난해 A팀은 1인당 83만1천원을 들여 중국으로, B팀은 1인당 118만1천원을 들여 싱가폴로 다녀와 팀당 경비 차액이 35만 원에 달했다.

특히, 수학여행 경비는 학부모 동의와 교내 `수학여행 수련활동 활성화 위원회`에서 정한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학교 자율로 정해지기 때문에 서민층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학생들 사이에서 차별을 받을까봐 힘들게 수학여행을 보낼 수 밖에 없는 구조이어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원진 의원은 “정부는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수학여행 경비 지원을 늘리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하며, 학교 스스로도 과도한 비용이 소요되는 수학여행지보다는 알찬 여행이 될 수 있도록 세심한 여행지 선택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곤영·박순원기자

    이곤영·박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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