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수성아트피아 권대섭展

▲ 권대섭作 `백자 달 항아리`
백자 달 항아리를 전통적인 제작방식으로 이어가며 국내 일인자로 손꼽히는 도예가 권대섭의 초대전이 30일부터 5월19일까지 대구 수성아트피아 전시실 전관에서 열린다.

수성아트피아 개관 6주년을 기념해 동원화랑과 공동기획으로 마련한 이번 전시회에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백자 달 항아리를 제작하는 권대섭의 도예작품 40여점이 선보인다. 하얀 흙에 투명한 유약을 입힌 순백의 자기는 백자의 멋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한다.

권대섭의 백자달항아리는 백색의 깊고 소박한 멋이 은은하게 밴 작품이다. 수많은 백자 달 항아리 가운데서도 권대섭의 달항아리는 고졸한 멋으로 인정받고 있는 작품이다. 조선시대 장을 담아 두기도 하고 곁에 두고 보기도 한 실용적인 달항아리는 현대미술의 맥락에서 재해석되면서 특히 작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달항아리의 매력은 김환기, 이우환 등이 작품에 차용할 정도로 독특한 미감을 발휘한다. 권대섭의 항아리는 전통과 현대의 감각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불필요한 곡선과 면이 최소화되어 우리 민족의 정서와 실용성, 견실성을 엿볼 수 있다.

권대섭의 달 항아리는 지극히 전승적이며 또한 전통적(傳統的), 창조적이다. 그 전승과 전통의 힘이 현대 미학의 한 맥락과 어울려 큰 멋이 우러남을 보여준다. 하얀 흙에 투명한 유약을 입혀 구운 순백의 자기, 담박(淡泊)하여 욕심 없고 마음이 깨끗한 그릇으로 자리하게 된다. 그래서 도자기를 아는 사람은 인생을 아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중에도 백자를 아는 것은 인생의 보석을 즐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것을 태워버리고 남은 정결한 빛, 그것이 백자의 매력이다. 이를 위해 권대섭은 삼십여 년을 넘도록 장작불을 지피고 있는지도 모른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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