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한 파묵-변방에서…` 이난아 지음 민음사 펴냄, 264쪽

200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오르한 파묵의 작품은 국내에 10종이 소개됐고, 그 책들은 모두 이난아(터키 문학 박사, 한국외대 강사)가 번역했다.

그녀가 10여 년간 파묵의 책을 번역하고 연구하고, 또 그와 교류해 온 결과물로, 파묵에 대한 국내 최초의 연구서를 펴냈다.

오르한 파묵은 세계 문학에서는 변방이라고 할 수 있는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태어나 전 세계 문학계의 거물로 우뚝 선 인물이다. 이난아는 `오르한 파묵-변방에서 중심으로`에서 그의 데뷔작인 `제브데트씨와 아들들`에서부터 최근작인 `순수 박물관`, 그리고 그의 에세이`이스탄불·도시 그리고 추억`까지, 그의 모든 작품을 심도 깊게 분석한다. 또한 이스탄불이라는 도시가 만들어 낸 작가, 그 작가가 펼쳐 보이는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파묵이 살아온 삶을 조망한다. 여기에 파묵과 가졌던 수차례의 인터뷰, 그녀가 직접 방문한 작품 속 도시에 대한 기록이 어우러져, 그의 삶과 작품 세계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그녀가 1997년 처음으로 파묵의 소설 `새로운 인생`을 번역하기 시작하면서 그의 모든 작품을 번역하기까지 그와 교류해 온 경험을 통해, 작가와의 교감이 번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 준다.

이 책에는 2000년 초에 처음 파묵을 만난 이후부터 직접 찍은 그의 사진뿐 아니라, `눈`의 배경이 된 카르스와 그의 집필실, 이스탄불 풍경, 육필 원고 등 40여 장의 사진이 수록돼 있다. 또한 파묵이 2005년 방한한 후 터키 유수 신문 `사바흐`(2005년 6월5일자)에 기고한 `한국에 대한 인상이 어때요?`라는 글과 그가 `내 이름은 빨강`을 탈고해 원고를 출판사에 넘긴 후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쓴 글이 포함돼 있어 파묵과 그의 소설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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