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3천원… 지난해 5천900원 절반 수준
마리당 10만~12만원 손해 감수하며 출하

돼지고기 가격이 곤두박질 치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와 대한한돈협회 등에 따르면 출하량 급증과 수요 부족 등으로 지난달 말 돼지 도매가격은 탕박(털을 제거한 고기) 기준 ㎏당 3천9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1월 5천879원의 절반에 불과한 가격으로, 농가들은 생산비(㎏당 약 4천원)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양돈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농가가 애지중지하며 돼지를 키워 출하하지만 사료비를 건지기도 힘들다”며 “오히려 마리당 10만~12만원의 손해를 안고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판매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도 저가 추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여 농가들의 근심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상반기 돼지 가격 전망을 애초 발표한 전망보다 낮추기도 했다.

당초 농경연은 3천400원~3천600원 사이에서 값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이를 3천원~3천200원으로 낮춰 잡았다. 3~4월 가격도 3천700원~4천원에서 3천400원~3천7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예상보다 출하마릿수가 많은데다 소비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아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기 쉽지 않다는 것이 농경연 측의 설명이다.

농가들도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한한돈협회는 14일 돼지가격 안정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전국 농가가 공동으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업농을 포함한 협회 가입 농가에서 모돈을 10% 감축하고 불량 자돈을 조기 도태시키는 등의 안건이 논의된다고 협회 측은 전했다.

농림수산식품부 역시 지난달부터 도매시장에서 돼지 구매·비축물량을 애초 하루 1천500마리에서 3천마리로 확대하는 등 가격 안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양돈업계의 한 관계자는 “설 명절 이후 2주간이 가격 추이를 판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며 “여의치 않을 경우 협회가 아닌 전체 농가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