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신 고졸시대 프로젝트`

▲ 포항제철공고 전기전자실습.

경북 문경에 있는 경북관광고 3학년 이상준(19)군은 지난해 10월 대졸자도 어렵다는 NH 농협은행에 최종 합격해 현재 문경시지부에 근무하고 있다. 무엇보다 평생직장이다 보니 주변의 부러움을 받고 있다.

이 군은 한때 진학을 고민했지만, 취업을 한 뒤 대학에 진학하는 `선취업 후진학`을 택했다. 요즈음 우수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어려워 진학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도는 최근 심화되고 있는 청년 일자리와 청년 구직자 간 미스매치 현상이 우리 사회의 고학력 구조에 기인한다고 보고 실력을 중시하는 고졸친화적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기로 했다. `신 고졸시대 프로젝트`다.

경북도가 663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매년 8천 명씩 앞으로 12년간 고졸 인재 10만 명을 양성하는 `신 고졸시대 프로젝트` 추진에 나선다. 고졸자 채용확대를 통해 학벌보다 실력을 인정해 주는 열린 고용사회가 실현될 수 있도록 고졸 스타 인재 10만 명을 양성한다는 고졸취업 종합대책을 세웠다.

총 663억원 투입 12년간 10만명 양성나서
전국서 처음으로 `상업계열 마이스터고 육성`도 박차
농어업·해양항만 청년 리더 키우기 사업에도 주력

□고졸친화적 일자리 통한 고졸 스타 인재 10만 명 양성

도는 총 사업비 663억원을 투입, 매년 8천 명씩 앞으로 12년간 고졸 인재 10만 명을 양성하는 `신 고졸시대 프로젝트`를 강력히 추진한다.

경북도의 고졸 일자리 3대 기본방향은 △취업역량을 극대화하는 지원프로그램 운영 △현장기업의 수요에 부응하는 청년 인재 공급 △산학연관이 함께하는 거버넌스 협력체계 등 현장과 실력을 중시하는 인재육성 정책에 집중한다.

따라서 도는 5대 세부 실천전략도 마련했다. 먼저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거버넌스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업정보계열 지원 △현장에 맞는 공업기술 인력 육성 △경쟁력 있는 농업 해양인력 육성 △인재양성을 위한 사회 인프라 구축 등이다.

도가 고졸 채용 활성화에 주력하는 것은 사회에 만연된 학력주의 해소를 통해 청년 일자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함으로써 지역고용의 안정화를 도모한다는 취지다.

 

□선 취업 후 진학시스템 구축을 통한 사회분위기 확산

도는 사업의 시너지효과를 높이고자 거버넌스 협력체계와 선취업 후진학시스템의 도입을 통해 열린 고용기반을 단단히 구축한다.

고졸성공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경북 미래 인재 포럼을 운영하고 △선취업 후진학시스템을 확대 추진하는 등 분위기 확산에 주력한다.

먼저, 민관거버넌스 협력체계를 구축하고자 `경북 미래 인재 포럼` 운영에 지역의 강소기업과 특성화고 관계자, 경제단체 등 전문가를 참여시킨다.

또 선취업 후진학시스템도 도입한다. 한국폴리텍대학과 협약을 통해 고졸자가 선 취업 후에 학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이외에 도는 경총, 상공회의소,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경제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의 많은 기업이 선취업 후진학시스템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한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업·정보일자리 지원에 주력

구인업체는 다양하지만, 구인규모가 작고 수시채용하다 보니 상업·정보계열 학생들이 전공과는 달리 취업할 수가 있다고 보고 이들에 대한 취업지원에도 주력한다.

현재 도내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4개교의 마이스터고(구미전자고, 금오공고, 포항제철공고, 평해공고)가 있지만, 공학계열에 집중돼 있다 보니 상업·정보계열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도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회계, 서무, 웹디자인, 정보 등 상업·정보계열에 대한 `산·학·관 연계 계약교육`을 추진키로 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상업계열 특성화고를 대상으로 `상업계열 마이스터고 육성`도 검토하면서 세무회계과가 있는 학교를 대상으로 추진한다.

 

▲ 구미전자공고 로봇제어실습.

□산학협력을 통한 맞춤형 첨단·공업기술 인력 양성

직업교육기능이 미흡한 대부분 중소기업에서는 경력직을 선호할 수밖에 없고,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 이렇다 보니 젊고 우수한 현장 기능인을 양성하지 않으면 기업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에 도는 인력사정을 고려해 157억4천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매년 95명의 기능인재를 양성한다.

특히, 총사업비 74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중소기업 기술사관학교`는 특성화고의 교육과정을 전문대학과 연결해 맞춤식 인재를 집중 육성함으로써 지역중소기업에 우수한 인력을 지원한다.

또 `나노 인프라를 활용한 특성화고 인력양성` 사업도 83억4천만원을 들여 매년 60여 명의 나노전문인력을 양성한다.

□미래 농·어업, 해양분야 청년 리더 육성

농어업을 전면에 내세우면 취업에 어려움이 생길 우려가 있다 보니 농어업에 미래를 걸고 싶은 사람조차 농어업을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도는 매년 사업비 5억5천만원을 투입해 경북 농업 청년 리더 양성과 해양항만 전문인력 양성에도 주력한다.

특히, `농업 청년 리더 양성사업`은 경북 농어업 뉴 프론티어 사업으로 농민사관학교, 농업기술원과의 협력을 통해 2037년까지 매년 400명씩 농어업 청년 리더 1만 명을 육성한다.

이외에도 도는 포항 영일만항을 중심으로 2020년까지 항만기능인력 1천400여 명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보고, 신 물류시대를 주도할 물류기능인력을 매년 50명씩 양성한다.

□마이스터 운동의 거점을 마련하고 제도개선도 추진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다고들 하지만, 현장에는 전문기능인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미래를 이끌어 갈 청년숙련공 육성과 기능인 부족의 극복을 위한 마이스터 운동이 절실하다.

이에 도는 산업화 도시인 구미를 중심으로 지역이 마이스터 운동의 거점화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국립 청년 마이스터 개발원`을 유치·설립하기로 했다.

총사업비 290여억원이 소요될 `국립 청년 마이스터 개발원`은 마이스터 교육관, 전시체험관, 종합복지관 등으로 구성, 기술 강국을 위한 미래숙련공 육성과 기술지원, 마이스터에 대한 복지 등에 초점을 맞춘다.

이외에도 채용 후 1~2년 뒤에 군 입대를 하면 기업에서 고졸자 채용을 꺼리고 있어 도는 고졸 채용 확대를 위한 병역제도 개선에도 주력한다.

`고졸자가 중소기업에 5년 이상 재직을 할 경우 본인 희망에 따라 병역 대체로 인정` 받을 수 있는 병역법시행령 개정안도 정부에 지속 건의한다.

□지역 기관의 고졸 취업 현황

NH 농협은행 경북영업본부는 지난해 전국서 가장 많은 지역의 고졸자 8명을 채용했다. 대구은행은 지난 상반기 외환위기 후 15년 만에 지역의 고졸자 5명을 다시 채용했다. 경북도도 고졸공무원 19명을 채용했다.

이처럼 최근 지역에서는 고졸자들이 진학보다는 취업을 선택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통계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2008년 73.3%까지 올랐던 지역특성화고 진학률은 지난해 59.9%로 낮아졌고, 2009년 21.2%까지 떨어졌던 취업률은 지난해 31.0%까지 다시 올랐다.

경북도는 지난해부터 직접 나서서 금융기관과 경제단체 등 관계기관·단체와 함께 고졸자 채용협약 등을 통한 고졸취업지원시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청년실업의 원인은 경기순환이라기보다는 고학력화에 따른 미스매치 등 사회구조적 요인이 큰 만큼, 고졸자에 대한 취업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지역기업과 특성화고, 연구기관 등 관계기관과의 협력적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해서, 고졸취업의 활성화를 통해 우리 지역이 앞서 열린 고용사회가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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